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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자' 진화하려던 윤석열 "여자들이 점 보러 다니기도 하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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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차 방송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차 방송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왕’(王)자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5일 KBS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6차 토론회에서 왕자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다른 후보들의 공세는 계속됐다.

윤 전 총장은 토론회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왕’자 논란에 대해 “국민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자 “응원 개념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게 제 불찰이었다”고 답했다. 또 “‘왕’자 부적, 홍콩 외신에도 보도가 됐다. 국제적 망신”이라는 홍준표 의원의 지적엔 “국민께 하여튼 송구(하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사과에도 다른 후보들은 역술인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공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몇 명의 이름을 한 번 물어보겠다. 천공스님 아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처음엔 “천공이라는 말은 제가 못 들었다”고 했지만, 유 전 의원이 천공스님의 언론 인터뷰를 언급하자 “알긴 한다”고 답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멘토로서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는 천공스님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선 “과장된 얘기”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장스님,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 등 역술인을 추가로 언급했다.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를 아느냐고도 물었는데, 윤 전 총장은 “만난 적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고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 영상을 보면, 이병환은 윤 후보를 밀착 수행하면서 내빈과 인사를 시켰다”며 “수행을 했는데 만난 적 없다는 건 무슨 해괴한 대답이냐”고 물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왼쪽 손바닥에 논란이 됐던 '왕(王)자'가 지워져 있다 .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왼쪽 손바닥에 논란이 됐던 '왕(王)자'가 지워져 있다 .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과 부인, 장모가 역술인, 무속인들 굉장히 자주 만나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그런 분들은 잘 안 만난다. 장모가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니는 분도 있고…”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이 “부인의 논문도 운세와 관련돼 썼지 않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처가 쓴 논문은 ‘점’이 아니라 ‘아바타 디지털’에 관한 논문”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이 ‘위장 당원’의 증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있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위장 당원 문제는 증거는 없는 것이냐”고 묻자 서류를 만지며 “증거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갤러리에도 민주당 친여 성향의 지지자분들이 이중 (당원) 가입을 하면서 ‘언제까지 (가입)하면 누구 찍을 수 있냐’ 이런 (말을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갤러리’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게시판을 의미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하지 않을 민주당 지지자가 우리 당 당원으로 많이 가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해 ‘위장 당원’ 논란을 촉발시켰다.

사달은 토론회가 끝난 뒤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은 자신에게 천공스님을 아는지 질문한 유 전 의원에게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이라고 항의했다고 양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법강의는 천공스님이 진행하는 강의다. 이에 유 전 의원은 “내가 언제 그 사람들 보고 미신이라고 했냐? 아는 사람인지 물어본 거 아니냐”고 맞섰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또 “확인되지 않은 것을 왜 자꾸 토론회에서 꺼내냐”는 취지로 유 전 의원에게 따져묻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손가락을 들면서 말했고, 둘의 언성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을 밀쳤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윤석열 캠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격한 분위기나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캠프는 “유 전 의원이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고 주장했지만, 유승민 캠프는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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