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6000명인데 직원은 5만명…추석 인천공항이 이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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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인적이 끊기다 시피한 텅 비어 있는 인천국제공항 여객 터미널. 최근 하루 이용객은 평균 1만 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만 명이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

인적이 끊기다 시피한 텅 비어 있는 인천국제공항 여객 터미널. 최근 하루 이용객은 평균 1만 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만 명이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

추석 당일이던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 2 여객터미널은 한산했다. 항공사 발권 카운터는 물론 출국심사대와 면세구역 역시 인적이 드물었다.

이날 공항 이용객은 6067명. 공항 상주 직원은 4만9000여 명, 직원이 여객보다 8배나 많았다. 인천공항 내에선 ‘면세점 판매 직원이 승객보다 많다’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온다. 실제 인천공항 내 면세점에서는 2550명이 일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2분기까지 누적 여객 수는 118만5000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7%가 줄었다. 2019년 성수기 하루 평균 20만명 넘게 드나들던 인천공항의 최근 이용객은 하루 1만명 선에 그친다. 인적이 끊기다 보니 공항 내 76개 매장 중 46%(35개)는 단축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지난해 5월 26일에는 하루 이용객이 2601명까지 떨어졌었는데, 그나마 많이 늘어난 것”이라며 “공항이 붐볐던 시절이 먼 옛날의 일만 같다”고 말했다.

이용객 감소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영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조1181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268억원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개항 이후 최대 규모인 8300억원 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천공항이 오늘날의 위상을 갖춘 데에는 탄탄한 경영실적이 있다. 인천공항은 2009년 이후 정부지원 없이 자체 예산만으로 공항 건설·확장사업을 추진해 왔다.

인천국제공항 당기순이익(손실)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인천국제공항 당기순이익(손실)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문제는 당장 공항 이용객이 늘어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항공업계에서는 2023~2024년은 돼야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여행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초우량 공기업이던 인천국제공항의 경영 지표는 나빠지고 있다. 2020년 46.5%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말엔 73.4%에 이를 것으로 인천공항은 우려한다. 인천공항도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경영진 임금을 반납한 데 이어 사업비 절감 등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약 770억원의 씀씀이를 줄였다.

당장 돈이 나올 구석도 없다. 면세점 임대수익을 비롯한 비(非) 항공수입은 인천공항 전체 매출 중 66%(2019년 기준)를 차지하지만, 올해 들어 7월까지 감면해준 임대료는 3458억원에 이른다. 당초 책정했던 임대료의 96%다. 인천공항으로선 추가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인천공항 입장에선 공항 출국장 자체 온라인 면세점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출국 직전까지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해주면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롯데나 신라, 신세계 같은 사기업 면세점만 온라인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면세점에서는 출국 3시간 이전까지만 온라인 쇼핑이 가능하다.

인천공항 측은 “인천공항 온라인 면세 플랫폼은 시내 면세점과의 경쟁이 아닌 공항 자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세계 10대 공항 중 싱가포르 창이, 영국 히드로, 일본 하네다공항 등 6개 공항에서 비슷한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세청 등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여기에 현재 600달러로 묶여있는 면세품 구매 한도의 현실화도 요구 중이다. 일본의 면세 한도는 2000달러, 중국은 1200달러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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