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보수' 목소리 키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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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적 보수운동을 표방하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이 7일 창립 1주년을 맞았다. 전국연합은 1년 만에 11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보수시민운동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전국연합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전국 대의원 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출범 1년을 자축하는 대규모 기념식을 치른다. 이 자리에선 2004년 행정수도이전소송 위헌 판결을 이끈 이석연(헌법포럼 대표) 변호사를 상임 공동대표로 선출한다.

◆ 건전 보수층 목소리 키워=뉴라이트 운동의 기본 목표는 그동안 진보세력이 독주하고 있던 시민사회의 각 분야에 '건강한 보수진영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독재.부패로 상징되는 '올드 라이트'(구 보수세력)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창기 뉴라이트 운동이 지식인 중심의 활동 모델을 갖고 있었던 데 반해 후발주자 격인 전국연합은 본격적으로 대중 조직 사업을 펼치며 몸집을 부풀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23명의 발기인으로 시작한 전국연합은 현재 전국 183곳의 시.군.구에 지역조직을 두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지난 2일엔 광주전남연합 창립대회까지 마쳐 '보수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호남권까지 입성했다.

1월에 창립한 뉴라이트교사연합을 비롯한 직능 부문 조직의 확대도 눈에 띈다. 현재 전국연합의 부문 조직은 청년.교사.문화체육.기독교.노동.학부모.의사.불교 등 9개에 달한다. 대학.여성계.천주교 등에도 뉴라이트 조직 창립을 추진 중이다. 전국연합은 보수진영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바른정책포럼'과 우파 지도자 양성을 위한 '목민정치학교'를 운영하는 등 보수이념의 체계적 확산에 힘쓰고 있다.

◆ 지나친 정치 개입에 우려도=전국연합은 공공연히 '2007년 정권 교체를 이루고 신보수운동을 확산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이중대'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던 '노사모'처럼 전국연합도 내년 대선에서 보수권 인사의 당선을 위해 비슷한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 단체 공동대표였던 유석춘 연세대 교수가 한나라당 참정치운동 공동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같은 뉴라이트 계열인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뉴라이트 운동은 낡은 우파를 혁신하자는 게 핵심인데 전국연합은 옥석을 가리지 않고 세력 확대에만 몰두한다"며 "한나라당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명망가의 정치권 입성 통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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