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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범죄행위" vs 윤영찬 "인신공격"…명·낙 전면전 가나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경기지사가 31일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을 향해 “범죄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직접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가 직접 이 전 대표 측 인사를 실명으로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의원은 “수긍할 수 없는 인신공격”이라고 반발하면서 양측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윤영찬, 인간적 도의에 반하는 범죄행위 반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당내 경선에서 저를 공격하려고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인간적 도의에 반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맷돌을 돌리려니 손잡이가 없더라는 황당한 상황을 어처구니없다고 한다. 윤영찬 국회의원의 언행이 그렇다”며 윤 의원을 직격했다.

이 지사는 윤 의원의 ‘무료변론’ 논란 공세를 먼저 문제 삼았다. “재판 전후로 명목 재산은 1억3000만원, 주택평가액 증가를 제외한 실재산은 3억원이 줄었다. 그런데 윤 의원은 재산이 늘었다며 MB(이명박 전 대통령) 변호사비 대납을 생각나게 한다고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게 이 지사 주장이다.

이 지사는 또 “윤 의원은 '과거 이재명 시장의 측근 이모씨가 시장 당선 후 비리를 저질렀다'며 측근 비리 사례로 조작해 공격했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2010년 시장선거를 도운 이모씨가 A업체 부탁으로 공무원에게 요청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이를 묵살하고 경쟁업체 B를 선정했다. 오히려 측근 비리를 막은 모범시정으로 칭찬 받을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씨는 지난해 총선에서 윤 의원의 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아 당선에 크게 기여했는데 윤 의원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청렴 시정을 측근 비리로 조작한 흑색선전 범죄”라고 덧붙였다.

윤영찬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인신공격”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병훈 (왼쪽)의원, 윤영찬 의원과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병훈 (왼쪽)의원, 윤영찬 의원과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 의원은 곧바로 “저를 향해 ‘범죄행위’, ‘인간적 도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비판한 부분은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인신공격”이라는 반박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특히 ’MB 변호사비 대납을 생각나게 한다고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이 지사 주장에 대해 “발언 취지를 왜곡한것”이라고 반격했다.  “4가지 경우의 수를 언급하며 ‘당원들을 안심시켜 달라’고 요구했을 뿐, 이 지사를 ‘변호사비 대납받는 MB’로 비난한 적이 없다. 법률가 출신인 이 지사가 발언을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측근 비리 공격이 흑색선전’이란 이 지사 공세에 대해서도 “‘청렴하다’는 이 지사 말을 언론보도를 인용해 반박하는 글을 올렸을 뿐, 페이스북 글에서 이모씨를 특정한 바 없다. 이씨가 선거운동을 도왔던 분인줄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마치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이모씨를 특정해서 제가 공격한 것으로 왜곡·과장한 건 오히려 이 지사가 제게 사과할 일”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공통분모 성남시 두고도 감정싸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 때 성남 중원구 선거 사무소에서 선거 당선이 유력시되자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 때 성남 중원구 선거 사무소에서 선거 당선이 유력시되자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성남시 중원구’란 두 사람의 공통 분모를 두고는 감정싸움 양상도 나타났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출신이고, 윤 의원은 성남 중원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 지사는 “성남시 중원구는 제가 어릴 적 공장 생활을 했고 가족들이 수십 년 살아온 제2의 고향이자 저의 정치적 근거지이지만 윤 의원에겐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라며 “윤 의원은 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저의 재판 응원집회에도 참석하고 저와 찍은 사진을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자기 선거에 한껏 활용한 저를 반복적으로 음해하는 것은 인간적 도의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 자신에게 정치적 도움을 받고도 네거티브의 선봉에 선 게 인간적 도리가 아니라는 취지다.

윤 의원은 “성남 중원이 이 지사의 제2의 고향이고 저는 아무 연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지사의 재판 응원집회에 참석하기도 했고, 사진을 찍어 제 페북에 올리기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청와대 수석 출신인 제가 이 지사를 응원하는 데 일부 열성당원들의 많은 비난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옳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당내 친문과 갈등을 겪던 이 지사를 돕는게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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