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ㆍ선경은 에너지 수입ㆍ개발 주력(그룹별 북방전략 점검: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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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건설업계는 소 수교후 「제2특수」 노려/중견ㆍ중소업체는 소보다 중국에 관심
지금까지의 북방교류는 삼성ㆍ현대ㆍ대우ㆍ럭키금성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한걸음 뒤떨어져 있었던 나머지 그룹들도 이제는 보다 적극적이며 구체적인 전략으로 소련과 중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선경ㆍ쌍용ㆍ효성ㆍ코오롱그룹등은 그동안 비교적 활발한 교류를 펴면서 수출입을 늘려왔다.
중ㆍ소지역과의 지난해 수출입규모가 ▲선경은 2억5천5백만달러 ▲쌍용은 1억6천5백만달러 ▲효성과 코오롱그룹은 각각 2억3천만달러 안팎을 기록,이들 4개업체가 우리나라 전체 북방교역중 20%가량을 차지했다.
이중 쌍용ㆍ선경그룹은 그룹내 주력업종이 에너지분야인 만큼 북방교역에서는 석유ㆍ석탄ㆍ철강 등 원자재도입량이 많은 점이 특징.
이에 따라 수출보다는 수입이 더 많아 선경은 1대2,쌍용은 1대1.5의 수출ㆍ수입비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투자도 자원개발쪽에 초점을 맞춰 쌍용은 소련극동지역의 석탄개발을 추진중이고 선경은 원유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효성그룹의 경우 주력업종인 섬유류를 중심으로 생필품ㆍ경공업품 등을 실어나르는 수출이 수입보다 4배이상 많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효성그룹은 이와 관련,소련에 섬유ㆍ등사기,폴란드에 직물관련 공장건설을 각각 추진중이다.
코오롱그룹은 국내기업중 베트남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호치민시에 유일하게 차량ㆍ팩시밀리 등을 갖춘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있는 코오롱은 올해안에 지사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기업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선박을 수출하고 단독전시회를 개최하는등 적극적인 접근을 시도,최근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외국 10대업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동남아에서도 가장 임금이 싼 베트남이 섬유주력의 코오롱에게 좋은 경협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건설ㆍ석탄업종의 경우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소련에 대한 관심이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삼환기업은 극동지역에 호텔ㆍ아파트건설 및 목재가공공장 등을 추진중이며 대성산업은 현대와 공동으로 연해주 석탄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소련과 정식수교가 이뤄질 경우 시베리아개발외에도 철도ㆍ도로망확장ㆍ의료ㆍ주거시설건설 등으로 중동에 이은 제2의 특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업의 특수성으로 별다른 투자계획이 없는 가운데 교역도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나은 동구권쪽에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과는 아직 교역실적이 없고 소련에는 버스ㆍ잡화 등 6천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특히 유고에 올들어 첫수출을 시작,지금까지만 껌ㆍTV 등을 2백20만달러어치가량 팔았는데 다음달안에 현지지사를 설치,동구권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또 고려합섬은 트레이닝복 제조공장,태평양화학은 화장품공장 건설 등을 소련내에 추진중이다.
한편 한진ㆍ한국화약ㆍ금호그룹 등은 업종특성상 교역실적이 거의 없었고 뚜렷한 투자계획도 없는 상태. 다만 항공노선개설 등에 따른 협력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중견ㆍ중소기업의 경우 소련보다는 중국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이다.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됐거나 준비중인 68건중 대기업은 10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투자규모 5백만달러미만의 중소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소련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업체는 아직 하나도 없는 실정.
중국의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이 관심의 주대상인 셈이다.
수교등 정치적 관계개선이 경제교류확대에도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분석.
그러나 대금결제문제와 불안정한 투자환경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성급한 속도전은 오히려 금물이라는 경계심이 따르고 있다.
김장환 ㈜쌍용기획부장은 『내년부터는 북방진출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실현가능한 것부터 차분하게 풀어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민병관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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