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뒷마당에 모친·동생 묻은 美 형제…“장례 치를 돈 없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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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주 교외의 한 도시에서 시신 2구가 집 뒷마당에 묻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주 교외의 한 도시에서 시신 2구가 집 뒷마당에 묻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교외의 한 도시에서 중년의 형제가 각각 사고와 병환으로 숨진 모친과 여자 형제를 집 뒷마당에 묻었다고 진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및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카고 남서 교외 도시 리옹의 경찰은 해당 지역 상수도국으로부터 1년 이상 수돗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집이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해당 집은 가스 및 전기 사용량도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집 안에 배설물과 소변이 든 유리병과 각종 생필품 등 쓰레기로 가득 찬 것을 확인했다. 집에 작동되는 변기는 없었고, 여러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런 집에서 각각 50대 초반과 40대 후반의 두 형제가 살고 있었다.

형제는 경찰에 애초 이 집에서 70대였던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신질환이 있던 여동생이 지난 2015년 어머니를 계단에서 밀었고, 이로 인해 어머니는 앓다가 숨졌다고 전했다. 여동생 또한 2019년 병으로 숨졌다고 한다.

형제는 숨진 어머니와 여동생의 시신을 집 뒷마당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렵기도 하고, 장례를 치를 돈도 없다며 어머니 등을 뒷마당에 묻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형제가 경찰에 시신을 묻은 방법과 위치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형제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살인 혐의를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형제가 지목한 시신 등의 진위 확인 및 법의학적 증거물 등을 확보할 예정이다.

형제는 병원으로 옮겨져 정신 감정 등을 받고, 구금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현지 매체는 시신을 숨기는 것은 중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짚었다. 경찰은 지역 검찰과 함께 수사를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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