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북핵수석대표 “대북 인도적 지원은 보건ㆍ방역ㆍ식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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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했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3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관련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은 오랜 기간 지속돼 왔으며 전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을 갖는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나는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김 대표 "연합훈련 전적으로 방어용"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3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직후 감염병 방역, 식수 등의 분야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뉴스1]

이날 협의에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의제에 올랐다. 지난 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미 국장급 협의와 지난 6일 한·미 외교장관 통화를 통해 양국이 주고받은 대북 인도적 지원 구상의 연장선이다. 노 본부장은 이날 협의 직후 “한·미 양국은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 등 가능한 분야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 사안을 논의했다”며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대북 인도적 지원' 분야는 방역·식수·보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김 대표도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노 본부장이 말한 것처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지난 5월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이 규정한 남북대화와 관여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고, 지속적으로 남북 인도적 협력 사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방한 성 김 대표, 노규덕 본부장 협의 #구체적 분야 거론 대북 카드 내비쳐

23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는 북한이 연합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며 한반도 긴장이 조성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에 대해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1]

이날 협의는 지난 10일 북한이 남북 통신 연락선을 2주 만에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연합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 대표의 방한 의미에 대해 “한·미 연합훈련 기간 동안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고 본다”며 “한·미 간 대북 관여정책을 조금 더 안전하게 조율해나가는 그런 고위급 협의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모든 대북 현안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

김 대표는 이날 협의 모두발언에서 “저의 (한국) 방문은 모든 대북 현안에 있어서 한국과 가능한 한 가장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결의에 대한 증표”라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협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이뤄진다”며 “오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하기 위한 유연하고 창의적인 방안에 대한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대북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언급하진 않았다. 지난 6월에 이어 이번 협의에서도 북한에 대한 전제조건 없는 대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을 뿐이다. 김 대표는 “한·미 양국은 남북 통신선 복원, 한미 연합훈련 진행 등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