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벗고 내실에 치중/투쟁노선ㆍ전략바꾼 전교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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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직ㆍ공감대 확산 주력/조합원 5만명으로 늘리기로/반민자ㆍUR협상 저지 투쟁도
전교조가 달라졌다.
올봄까지만해도 합법성 쟁취와 해직교사원상복직 등을 소리높이 외치며 정당ㆍ문교부 방문농성,복직서명운동 등 「투쟁」에 치중해왔던 전교조가 최근들어 「조직이 있는지 없는지」의문이 들만큼 대외적 활동이 뜸하다.
이같은 변화는 전교조가 현상상황에 대한 나름의 평가ㆍ분석에따라 투쟁조선과 전략을 수정한 결과라 하겠다.
그동안 전교조내부에서는 집행부측의 「우회돌파론」과 서울지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 해직교사들의 「정면돌파론」이 팽팽히 맞서왔으나 지난8월19일 전주에서 개최된 제5차 대의원대회를 통해 이같은 두갈래 목소리가 집행부쪽의 의견으로 합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전교조는 앞으로 조직다지기와 국민공감획득 두가지를 중점과제로 설정해놓고 차분하게 「실속있는 투쟁」을 펼쳐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조직다지기=전교조는 현재 1만5천명선인 현직교사 조합원 수를 5만명선까지 늘리고 그 결속을 다져 압도적 대중세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교조는 이를위해 구체적인 사업과 지역단위 교과모임 등 각종 모임조직을 매개로 일반교사들을 전교조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도록할 계획이다.
이와관련,유치원교사들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올하반기중으로 전교조 유치원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전교조는 현직교사 조합원을 많이 확보해야만 1천5백여 해직교사들에 대한 생계비지원이 강화되고,이에따라 해직교사들의 보다 활발한 활동이 가능해진다고 보고있다.
전교조는 이밖에 전교조교사들의 구심점이 될 전교조회관을 91년 5월28일 창립2주년을 즈음해 건립할 것도 진지하게 검토중이다.
국외로부터의 지원과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제자유교원노조연맹(IFFTUㆍ세계65개국 92개단체 7백50만명의 교원이 가입중)에 가입키로 한것도 조직다지기의 일환으로 볼수 있다.
◇국민 공감 획득=우선「교사대중」들의 광범위한 공감과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교육여건 개선투쟁에 초점을 모으고있다.
국ㆍ공립교원,중등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초등ㆍ사립교원을 주요 대상으로해 초등교원의 경우 과중한 수업시간수경감,예ㆍ체능교과전담제,사립교원의 경우 인사위 및 예ㆍ결산자문위설치 등의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이와관련해 지난여름방학중 전국 5백16개 국교 5백16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여건 실태조사를 하는 등 「가려운곳」파악에 나섰다. 이 조사에서는 95%가 현재 수업시수(23∼32ㆍ5시간)가 과다하며 49.8%가 교과전담제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교육여건개선투쟁 외에도 교육재정확보문제ㆍ교육환경개선문제 등의 이슈를 끄집어내 공청회개최,각계에 진정 및 건의,서명운동 등의 방법으로 여론화시킨후 11월중순께 지역별로 교사대회를 열어 이를 중간 결산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전교조는 또 국민대중과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반민자당연대투쟁ㆍ우루과이라운드 관련 농산물수입개방 및 교육서비스 산업개방저지투쟁ㆍ노동운동 등 연대투쟁에도 「제한된 범위내에서」꾸준히 참여하는 한편 통일운동에도 적극 뛰어들어 10월중으로 「남북한 교원 및 교과서교류」를 북한측에 제의할 방침이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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