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 6자회담 나오게 하려 금융·원유·국경검색으로 압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3일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게 된 것은 중국이 금융.원유.국경 검색으로 북한을 압박한 결과"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버시바우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가진 비공개 오찬에서 나왔다. 손 전 지사의 한 측근은 "버시바우 대사가 6자회담 성사 배경을 설명하며 '미국이 중국에 북한 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달라 요구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사는 이어 "중국이 미국의 요청에 맞춰 북한에 압력을 가했다"며 "원유와 금융 제재, 그리고 국경 봉쇄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중국의 이 같은 조치로 북한이 6자회담에 다시 나오게 된 계기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고 이 측근은 말했다.

그동안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중국의 다양한 제재 조치 때문이라는 분석은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인 지난달 13일 중국은행 등 중국의 네 개 시중은행에 대해 대북 금융업무 중단 조치를 취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이 채택(지난달 15일)되기도 전이었다. 중국은 북한과의 국경 무역 지대에서 화물 검색을 강화했다. 시장조사를 목적으로 한 중국인의 북한 여행이 금지되고 국경 통관 절차가 지연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북한이 수입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중국의 '원유 공급 감축' 카드가 가장 강력했다는 후문이다.

강주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