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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들「경영전산화」서둘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내의 일부 대형서점들이 POS(Point of Sales·판매시점관리)를 포함, 경영전반에 걸친 전산화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모으고 있다.
대형서점 중 교보문고와 태평서적이 추진중인 이른바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경영정보시스템)는 서점의 모든 경영관리를 컴퓨터정보에 의존하는 토틀 시스템으로 이것이 완성될 경우 도서판매의 전과정은 물론 대 고객 서비스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예컨대 이 시스템은 서점이 책을 입고·판매·반품하는데 따른 정확한 재고처리나 주문을 현장에서 가능하게 해주며 책의 제목·저자 명·출판사명중 어느 하나만을 알고 찾아온 고객에게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설치된 컴퓨터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책을 즉석에서 찾아 줄 수도 있다.
서점운영의 일괄전산화에 가장 먼저 눈을 돌린 서점은 교보문고.
교보문고는 87년부터 약 3년 동안 전산화를 위한 타당성조사 등 사전준비를 진행해 오다 올3월 컴퓨터시설전문회사인 삼익 시스템과 POS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안에 POS시설만이라도 완전히 갖춰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20만종 1백20만 권의 자체 재고도서에 대한 조사작업을 진행중이다.
태평서적은 교보보다 훨씬 늦은 시점인 작년 10월 경영관리의 전산화작업에 착수했으나 작업진전속도가 빨라 현재 95%정도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대표 이건호씨(45)는 적어도 이 달 말까지 마무리작업을 끝내고 내달부터는 POS를 포함한 서점경영관리 전반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본격전산화체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평서적 측은 지난1년 가까운 기간 중 자사종업원 30명과 연인원 1천5백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동원, 서적재고조사, 조사된 자료의 컴퓨터입력, 에러수정, 바코드(전표)생산, 서적에의 바코드첨부 등에 이르는 일련의 작업을 완료했으며 그동안 컴퓨터시설 도입 비를 포함, 전산화과정에 투입된 총비용은 4천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태평서적 측이 전산화를 추진하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바코드생산체제. 바코드란 도서의 제목·출판사·저자·가격, 기타 정보를 굵고 가는 막대(Bar)모양의 기호 속에 입력해 넣은 일종의 전표로서 선진국에서는 출판사가 책을 출간할 때 아예 바코드를 첨부하는 소스 마킹(Source Marking)이 일반화 돼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컴퓨터전문 도서출판사인 영진 출판사 한곳만이 바코드를 끼워 책을 출판할 뿐이며 서점 측이 바코드를 자체 생산하는 소위 인스토어 마킹(Instore Marking)은 태평서적이 최초의 예가 된다.
일본 도쿄지역의 서점에서는 도서정보를 숫자로 입력하는 OCR(Optical Character Reader)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태평서적의 바코드시스템은 에러 율이 훨씬 적고 판매시의 현장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OCR보다도 한 단계 앞선 체제로 평가된다.
태평서적의 이건호 대표는『많은 사람들이 말려 스스로도 회의를 안고 전산화를 추진했으나 마무리를 앞두고는 결단을 내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산화는 향후 서점이 가야 할 불가피한 길이니 만큼 다른 서점들도 가능한 한 빨리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도서의 구색관리가 철저해지고 주문이나 대 고객안내가 보다 정확해질 뿐만 아니라 종업원의 근무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판매동향의 정밀한 분석에 의한 과학적인 서점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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