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화상통화 휴대폰은 공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동통신업체들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확대를 위해 공짜에 가까운 저가 휴대폰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 파란이 예상된다고 한국일보가 2일 보도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F와 SK텔레콤은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를 위해 팬택계열, 노키아 등과 저가 휴대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HSDPA는 화상 통화가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무선인터넷 이용시 최고 14.4Mbps의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KTF는 팬택계열을 통해 무선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고 오직 화상.음성통화만 가능한 HSDPA 전용 저가 휴대폰을 연내 공급할 계획이다. 여기에 KTF가 HSDPA 보조금 20만원을 지급하면 소비자는 거의 공짜로 휴대폰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KTF는 HSDPA 보조금 인상을 추진중이어서 사실상 공짜 휴대폰 보급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SK텔레콤도 노키아와 HSDPA 전용폰 공급을 검토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노키아는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체들보다 저가 공급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디자인, 낮은 가격 등이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국내 환경에 맞춘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노키아에 공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메이저 휴대폰 업체들은 이동통신업체들의 HSDPA 전용 저가폰 공급추진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팬택, 노키아와 같은 조건의 HSDPA 저가폰을 만드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시장이 확대되면 저가폰에서 고가폰으로 넘어가기 마련이므로 이 시장을 겨냥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HSDPA 시장 확대를 위한 노키아 등 외국산 저가 휴대폰 도입은 국내 휴대폰 업체들을 죽이는 짓"이라며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 국내 제조사들은 경쟁자가 늘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