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대성 불패'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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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박진만이 연장 12회 초 결승타가 된 2루 내야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달린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연장 12회 접전.

삼성은 12회 말에 4차전 선발로 예정됐던 배영수를 마무리로 썼고, 한화는 마무리 구대성을 9회부터 12회까지 4이닝을 던지게 했다. 그만큼 3차전은 양팀 모두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정규리그 1위 팀 삼성은 25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6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연장 12회 초 박진만의 결승타로 홈팀 한화를 4-3으로 꺾고 2승1패로 다시 한 발 앞서나갔다. 4차전은 2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다.

삼성은 1회 초 한화 3루수의 실책에 편승해 단 1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5회에는 박진만과 김한수의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3-0으로 앞섰다. 그러나 석 점의 리드는 삼성 승리의 보증수표가 아니었다.

7회까지 삼성 하리칼라와 권오준에 눌려 무득점 행진을 하던 한화는 8회 말 선두 김태균이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추격을 시작했다. 삼성은 즉각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이범호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두 타자를 잡아내 불을 끄는 듯했다. 그러나 8회 초 수비부터 포수마스크를 쓴 8번 심광호가 오승환의 가운데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백스크린을 때리는 125m짜리 대형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은 10회부터 임동규-권혁을 이어 던지게 했지만 한화에는 9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이 버티고 있었다. 대회 규정에 따라 시간 제한 없이 15회까지 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삼성은 12회 초 선두 2번 조동찬이 피로의 기색이 보이는 구대성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빼앗으며 찬스를 만들었다. 양준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든 삼성은 4번 김창희의 유격수 땅볼로 조동찬이 런다운에 걸려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김창희가 2루까지 달려 기회를 이어갔고, 이날 한국시리즈 최다 출장(42게임) 기록을 세운 박진만이 구대성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2루수 쪽 내야 안타를 쳤다. 2루수 한상훈이 끝까지 따라가 잡아냈지만 이 틈에 김창희가 홈까지 내달려 극적인 결승점을 뽑았다. 삼성은 12회 말 임창용에 이어 배영수까지 투입하며 한화의 추격을 차단했다.

무승부를 제외하고 1승1패가 된 아홉 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을 승리로 가져간 팀이 우승한 것은 여덟 번이나 된다. 4차전 선발은 삼성 전병호, 한화 류현진이다.

대전=성백유 기자

[핫 & 콜드]

▶핫 플레이어=삼성 박진만

5번 타자로 올라서더니 결승타를 포함해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도 깔끔한 플레이를 보였다.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한국시리즈 최다경기 출장 기록(42게임)까지 세웠다.

▶콜드 플레이어=한화 이범호

WBC 때 보여준 호수비는 어디로 갔나. 1회 초 조동찬의 번트 타구 악송구로 선취점을 내주는 원인을 제공했다. 공격에서도 물꼬를 터주지 못하고 4타수 1안타로 간신히 체면만 유지했다.

*** 양팀 감독의 말

'3차전 = 분수령' 총동원

▶삼성 선동열 감독=3차전을 분수령으로 보았고 투수를 총동원했다. 그래서 배영수를 마지막에 냈다. 오승환을 강판한 뒤 불펜투수들이 잘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배영수는 내일 상황을 봐서 또 투입하겠다. 구대성이 많이 던져 내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오승환은 큰 경기에서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삼성서 투수 빌려오고파

▶한화 김인식 감독=최영필이 잘 던졌는데 타선이 잘 치지 못했다. 홈런으로 기사회생해 분위기를 돌렸지만 마무리를 못했다. 구대성이 길게 던졌기 때문에 내일은 문동환을 뒤에 받쳐놓고 준비하겠다. 삼성은 나오는 투수마다 좋은 투수였다. 삼성에서 투수를 한 명 빌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수력의 차이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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