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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품처럼 편한 비올라 선율에 푹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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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비올라의 음색은 멜랑콜릭하고 우울하면서도 엄마 품속처럼 편안해요. 풍부한 선율과 깊이있는 울림이 심금을 울리죠."

27일 개막하는 2006 통영국제음악제 가을 시즌의 첫 무대(통영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독주회를 여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28.사진). 그는 5일부터 서울.부산.대구.수원.춘천.대전 등 전국 7개 도시를 순회 공연 중이다. 유니버설 뮤직 레이블에서 낸 2집 음반'눈물(Lachrymae)'은 발매 1개월만에 2만장 가까이 팔려나갔다. 오펜바흐의 '자클린의 눈물', 블로흐의'기도', 브루크뮐러의'녹턴', 클레냥의'로망스'등 가을 분위기에 맞는 곡들이 수록돼 있다.

"기타 반주로 연주한'섬집아기'(이흥렬 작곡)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멜로디를 흥얼거리면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라요."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국전쟁 중 전쟁고아로 미국으로 입양된 정신지체장애인 미혼모 이복순(52)씨에게서 태어나 미국인 외조부모의 손에서 컸다 .'용재'라는 한국식 이름은 세종솔로이스츠의 강효 음악감독이 지어줬다.

"제 몸에 한국인의 핏줄이 흐르고 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서울에 올 때는 고궁을 꼭 들리고 명동 거리를 걷는 것도 좋아해요."

그는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링컨센터 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와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으로 있으면서 독주자로도 활동 중. 182㎝의 훤칠한 키로 무대에 서면 객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뿜어나온다. 그는 최근 CJ 문화재단이 선정한 '위 러브 클래식'아티스트 1호로 뽑혔다. 티켓값을 30% 내리는 조건으로 협찬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문화재단에서 대여해준 악기를 써왔던 그는 올 4월 난생 처음으로 자기 악기를 샀다고 자랑했다. 조반니 토노니(1699년 볼로냐산)다.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TIMF 앙상블의 반주로 바흐의'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소나타 g단조', 펜데레츠키의'비올라 협주곡 카덴차' 등을 들려준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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