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등 TV드라마-비윤리적인 내용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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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방송위원회 방송심의소위(위원장 이영덕)는 가족 시청시간에 방송되는 MBC-TV 주말연속극 『배반의 장미』(극본 김수현) 등 TV드라마가 극단적으로 비윤리적인 내용이 많다고 지적, TV드라마의 윤리성을 높이라고 최근 각 방송사에 「일반권고」했다.
「일반권고」는 방송프로그램 전반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시정하고 다른 프로그램들에서도 유사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송사에 심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방송심의소위는 이 권고에서 『주말연속극이나 미니시리즈 등의 TV드라마가 시청자의 말초적 흥미나 감상적 기호에 영합해 부도덕한 애정관계나 비정상적인 인물의 극단적 체험, 가족간의 지나친 갈등, 물질만능의 비뚤어진 가치관, 혼인과 자녀 양육의 왜곡 등 비윤리적인 것을 주된 내용으로 설정함으로써 건전한 사회윤리와 가정생활의 순결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조치는 지난 1일 열린 1백10차 방송심의소위에서 MBC-TV『배반의 장미』,KBS-2TV 『꽃피고 새 울면』(극본 홍수연)등 최근드라마의 문제점을 집중논의 한 끝에 취해진 것이다.
방송심의 소위는 특히 이들 드라마에 대해 ▲비정상적·부정적 인물 등을 통해 극단적 상황을 묘사하거나 ▲무분별한 애정관계를 주된 내용으로 설정하는 사례 ▲건전한 가족관계를 해치는 가족성원간의 지나친 갈등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적인 성폭행 등 물질만능적 사고의 긍정적 묘사와 결혼관의 왜곡 묘사 ▲양 오빠와의 애정관계, 새 어머니의 전남편과 정사관계가 있는 여자와의 애정관계 등 사회통념에 극단적으로 배치되는 애정관계 ▲어린이를 내세워 감상적 기호에 영합하는 부정적 요소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심의위원들은 『배반의 장미』등의 드라마에서 『상류사회의 성취욕이 강한 남자, 미모의 여주인공, 그리고 사회적·경제적으로 낮은 처지에 있는 남자 등을 등장시키는 삼각관계를 주된 상황으로 설정하고, 물질적 성공을 복수의 수단으로 내세움으로써 미와 부가 우리사회의 주된 가치인양 묘사하고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드라마의 특정장면이나 대사가 문제되기 보다 드라마 전체의 내용과 질적 수준이 문제라는데 의견을 모아 일반권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심의위원들은 또 『시청자들이 「사랑에 울고 사랑에 웃는 여자」를 중심으로 하는 멜러 드라마에 식상하자 좀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상황을 설정해 시청자의 감성에 영합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자녀양육권을 둘러싼 전개내용은 여성 또는 모성의 올바른 권리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청광 방송심의위원은 『「배반의 장미」의 경우 시어머니와 며느리·동서간·형제간·부자간의 갈등과 대립을 비현실적인 상황설정으로 불필요하게 묘사하고 있다』며『이런 유의 난장판 드라마를 굳이 방송해야 한다면 밤10시 이후에만 방송토록 하는 제도적 보완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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