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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스티븐 스필버그" 홍콩 서극 감독 내한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SFX (특수 효과) 연출에서 솜씨를 보여 「동양의 스티븐 스필버그」라 불리는 홍콩의 서극 감독 (39)이 4일 자신이 제작, 연출한 영화 『소오강호』 소개 차 미스 홍콩 출신의 주연 배우 장민 양 등과 함께 내한했다.
서 감독은 한국에서도 크게 히트한 『영웅본색』(84) 『천녀유혼』(87) 『첩혈쌍웅』(88)등을 기획했고 『상하이 블루스』(83) 『도마단』(86) 『영웅본색 3』(89)을 연출, 홍콩영화의 흥행주가를 큰 폭으로 뛰게한 인물이다.
『영화만의 오락성을 지켜낼 마지막 카드는 SFX기술』 이라는 그에게 낙후된 한국 영화의 SFX 부분과 관련, 몇마디 물었다.
-SFX 기술을 언제 습득했나.
▲80년대 초 나를 포함해 많은 홍콩 영화인들이 미 할리우드로 날아가 미니어처제작, 애니메이션 사용, 특수 촬영 기법 등을 연수했다. 또 그쪽 기술자들을 초빙, 영화 제작에 참여케 했다. 한국 영화계도 특수 효과·촬영 기술을 위한 연수생을 보낼 필요가 있다.
-그 기술을 어떻게 이용했나.
▲미국이 자신들의 이야기 인 『로보캅』 『배트맨』 등을 만들었듯이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 예를 들면 무림의 세계, 중국의 신화, 때로는 홍콩의 암흑가 등을 소재로 채택, 거기에SFX 기술을 입혀 성공했다. 할리우드와 정면으로 기술 경쟁·물량 경쟁을 할 수는 없다. 동양의 소재를 찾아야 한다.
-한국적 소재 개발 가능성은.
▲잘은 모르지만 한국만의 소재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태권도의 세계, 건국 신화, 민간전설, 역사상의 여러 사건 등을 이용하면 세계 시장 진출도 쉬울 수 있다.
-홍콩 영화의 지나친 폭력성이 가끔 물의를 일으키는데.
▲보고 즐기고 스트레스를 풀면 그뿐이다. 폭력 장면을 봤다고 공격적으로 변한다면 오락영화를 즐길 자격이 없다. 그러나 청소년의 경우는 조심할 필요는 있겠다.
이번 서 감독이 선보이는 『소오강호』는 이를테면 홍콩판 『인디아나 존스』식 영화로 명조중엽 무술기법이 기록된 「해바라기 성전」이 도난 당하면서 당대의 무림고수들이 이를 둘러싼 혈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장풍·독술·경공술 등에다 어검술 (검기만으로 싸우는 검법의 극치)까지 SFX기술로 재현한 무협 영화다.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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