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련 전대협 「북한행」 발걸음 바쁘다/범민족대회 앞둔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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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통일운동 살릴 계기… 추진본부 결성 전민련/국토순례대행진ㆍ체육대회 등 계획 전대협
범민족대회를 앞두고 전민련과 전대협등 재야ㆍ학생운동 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민련은 3일 고려대에서 범민족대회 추진본부결성식을 갖고 판문점을 통해 6일 평양에서 예정된 3차 실무회담에 참가한다는 계획이지만 우익단체들의 참여 여부를 놓고 정부와 전민련,북측의 입장이 모두 달라 평양행 실현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또 전대협은 국토순례대행진과 1천개 학과 상호교류,남북 대학생체육대회등 이미 전대협이 밝힌 바 있는 통일운동 프로그램을 정부의 개방정책에 맞춰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민련과 전대협이 6일 3차 예비회담과 13∼17일 범민족대회에의 남측 대표단 참가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도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은 조직활동에 득이 클 것이란 분석 때문.
전민련의 입장에서는 범민족대회추진을 통해 그동안 내부의 사분오열로 크게 실추됐던 재야운동대표 단체로서의 상징성과 위신을 상당부분 회복했으며 전대협의 경우도 정부가 원칙적으로 교류입장을 밝힌 이상 그동안 추진해온 통일운동의 명분을 더욱 살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전민련과 전대협 모두 정부가 스스로 남북교류를 제안한 이상 임수경양과 문익환목사등을 더이상 구속하고 있을 명분이 없고 국가보안법의 많은 부분이 바꿔져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계속적인 대정부 이론공세도 함께 편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의 정국은 당분간 남북교류와 통일문제를 둘러싼 시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범민족대회추진본부=전민련은 3일 고려대에서 15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인 범민족대회에 참가할 남측의 대표기구인 범민족대회 추진본부를 결성한다.
추진본부 결성식에서는 대회참가단체별로 선출한 추진위원과,각계 유명인사 등으로 의결기구인 「추진위원대회」가 구성된다.
또 추진위원대회는 10인이내의 공동본부장을 추진위원중에서 선출하게 된다.
전민련은 당초 추진위원을 1천∼1천3백명선으로 잡고 있었으나 참가요구단체수가 늘어나자 1천7백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앞으로 58개 우익사회단체들이 추진본부에 합류할 경우 추진위원은 더 늘어 2천명선을 훨씬 넘을 것으로 전민련은 보고있다.
추진위원대회와 공동본부장 산하에는 각 참가조직에서 파견한 실무대표들로 「집행위원회」와 ▲정책기획부 ▲선전부 ▲문화제사업부 ▲학술사업부 등 9개부로 구성된 사무국이 설치된다.
이날 결성식에서는 조직편성외에 오는 15일 열릴 예정인 본회담의 정확한 일시ㆍ장소ㆍ토의안건 등 세부계획을 확정,발표하게 된다.
또 추진본부 결성식은 우익단체를 포함한 일반사회단체가 얼마나 많이 참여하며 이를 조직화하느냐가 범민족대회의 앞날을 점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대협=1∼15일을 「범민족대회 성사를 위한 전대협 투쟁기간」으로 설정하고 전민련측이 제3차 예비회담일로 제시한 오는 6일 서총련소속 1천여명을 환송단으로 판문점에 보내는 한편 범민족대회 예비회담 성사를 위해 전국 각 대학의 동시 다발집회를 개최키로 했다.
전대협은 또한 투쟁기간중 3일 추진본부발대식 참가에 이어 4일에는 민가협주최의 「국가보안법 철폐와 통일인사 전원석방을 위한 촉구대회」에 국민연합과 함께 대규모로 참여,촛불대행진행사와 함께 가두투쟁등도 계획하고 있다.
전대협은 1일 임수경양이 수감돼 있는 청주교도소에 7명의 고대생을 보내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10일에는 임종석 전의장이 있는 영등포교도소 방문투쟁을 계획하는등 「방북인사 석방」을 위한 구치소 방문시위ㆍ농성 등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7ㆍ20선언을 애초부터 국내정치를 수습하기 위한 「국민기만술」이라고 규정했던 전대협은 투쟁기간중 88년 6ㆍ10대회이후 침체된 통일운동의 분위기를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아래 일련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7일 지리산 등반대회를 시발로 「전국통일대장정」도 펴기로 했다.
전대협은 범민족대회 자체행사로는 13일 연세대에 전국 각 대학생 1만여명이 집결,14일 「통일노래한마당」 「범민족대회 전야제」 등의 행사를 개최,동시에 열리는 전민련통일학술제와 결부시킨 뒤 15일 오전 출정식을 갖고 판문점으로 떠나기로 했다.
전대협은 88년 여름 연세대에 3만여명이 모여 국토순례대행진 행사를 치렀던 것처럼 이번 범민족대회를 통해 다시한번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지만 대정부투쟁 등에 중점을 두고있는 민중민주파(PD계열)의 반발로 만만치 않은 상태여서 그 성과는 미지수다.<김종혁ㆍ최훈ㆍ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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