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주는 '바둑 삼매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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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 대회는 승부 위주인 한국의 아마대회와 달리 축제 형식의 유럽식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가미해 한마당 잔치로 치러진다. 사진은 지난 여름 로마에서 열린 유럽 콩그레스.

예향 전주에서 20일부터 27일까지 바둑 대축제가 펼쳐진다. 전 세계와 국내 곳곳에서 1000 여 명의 선수와 임원, 개인 참가자, 학자, 공연단 등이 전주로 운집한다. 66개국이 참가하는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가 축제의 핵심이다. 이창호배 전국아마선수권대회와 외국인의 개인 참가가 허용되는 KABA컵도 함께 열린다. 올해 네 번째 열리는 세계 바둑학 학술대회와 세계 바둑인의 밤 행사, 한지 패션쇼, 100인 풍물농악단 거리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함께 열려 이창호 9단의 고향인 전주는 한주 동안 온통 바둑으로 물들 예정이다.

올해 바둑이 대한체육회에 가맹하며 스포츠로 변신한 뒤 프로 바둑을 주관하는 한국기원(이사장 허동수)과 별도로 대한바둑협회(회장 조건호)가 새로 출범했다. 이번 행사는 아마추어 바둑을 이끌고 나갈 대한바둑협회가 문화관광부의 후원을 얻어 전주시(시장 송하진) 와 손을 맞잡고 치른다.

◆ 세계아마선수권대회(20~27일)=세계바둑연맹(IGF) 가맹국은 총 71개국. 이 중 66개국이 참가신청을 했다. 대회 장소는 전주 교육대학. 참가국을 대륙별로 보면 유럽이 34개국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14개국), 중남미(10개국), 오세아니아(3개국), 아프리카(3개국), 북미(2개국) 순이다.

기력 차이가 아주 심한 것은 바둑의 세계화 역사가 짧다는 것을 말해준다. 66명의 대표선수 중 키프로스의 너만 아이란크가 9급으로 최하다. 아르메니아가 6급, 파나마가 5급, 바둑을 전혀 둘 것 같지 않은 섬나라 타이티는 4급, 먼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는 1단이다. 이처럼 선수들의 절반 이상은 참가와 한 수 배우기가 목적이다. 결국 한.중.일 3국이 우승을 다투고 유럽과 대만이 순위 경쟁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대표는 우동하 아마 6단.

◆ 이창호배와 KAVA컵=올해 8회째를 맞이한 이창호배 아마선수권대회는 21~22일 이틀간 전주교대 체육관에서 열린다. 일반부, 어린이부, 여성부 등 3개 분야에 800여 명이 참가할 예정. KAVA컵(대한바둑협회장배)은 국가대표뿐 아니라 개인 참가도 가능하다. 초속기전과 페어바둑대회가 있다.

◆ 세계 바둑인의 밤=21일 전주교대에서 풍물공연과 함께 세계아마선수권대회 및 이창호배 개막식이 시작된다. 같은 날 저녁엔 전주시 전통문화센터에서 각종 공연과 함께 세계 바둑인의 밤 행사가 열리고 22일 밤엔 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전주 한지 패션쇼, 설장구, 풍물 농악단 거리 퍼레이드 등 세계 바둑인의 밤 2부 행사가 열린다. 22일엔 130여 명이 참가해 민속놀이였던 '고누놀이'를 재연한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전주문화원에 따르면 고누놀이는 땅바닥에 그려서 노는 놀이로 고대부터 성행했다고 한다.

이창호 9단은 21일 전주로 가 사인회를 열 예정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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