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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작 교수의 '저술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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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해 말 폐암 진단을 받은 김영작(65.정치외교학.사진) 국민대 명예교수가 최근 또 한 권의 책을 펴냈다. 올해 4월 한꺼번에 '일본학 총서' 3권을 낸 데 이어 올해만 벌써 4권째다. 여기에 내달 두 권의 저서를 더할 계획이다. 11월 2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판기념회도 잡아 놓았다.

'투혼이 놀랍다'고 해야 할 정도다. 1년에 6권 출간은 이례적이다. 지인들이 출판을 서둘러 가능했다. 이번에 낸 책은 '한국 내셔널리즘의 전개와 글로벌리즘'(백산서당). 한국정치외교사학회 소속 후배 13명과 일본인 학자 3명이 공동 필자로 참여했다.

필자 중 한 명인 김동명(국민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출간 계약을 하던 4개월 전만 해도 분초를 다투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건강 상황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만난 김 교수의 건강은 많이 좋아 보였다. 그는 "머리카락이 다시 나고 있다"며 자신있어 했다. 엑스레이의 까만 흔적도 안보인다고 했다. 그는 올초 일본 호세이(法政)대 교수로 발령받았으나 암 판정으로 일본행을 유보한 바 있다. 요즘 건강이 좋아져 일본행을 다시 고려중이다. 건강 회복 비결을 묻자 "항암 치료를 받으며 꾸준히 가벼운 운동을 했고 마음을 편히 먹으려 했다"고만 말했다.

이번 책에 실린 그의 권두 논문 제목은 '한국 민족주의의 전체상:사상사적 갈등구조를 중심으로'다. 도쿄대 박사 논문('한말 내셔널리즘 연구') 이래 그의 관심의 핵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내셔널리즘(민족주의 혹은 국민주의)이다. 이 책에서 구한말 이래 한반도에서 전개된 내셔널리즘의 양상을 두루 분석한 그의 결론은 이렇다. "통일 조국의 체제는 오늘날 세계사의 흐름을 유념할 때 사회주의 체제가 될 수는 없다. 다만 남한의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자유민주주의를 기저로 하되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적 가치가 조화를 이룬 '공동체적 자유민주주의(communitarian liberal democracy)'를 지향했으면 한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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