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엘리트 시대 끝…혁신형 전문가 부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나라가 미래 선진국 시장경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파워엘리트가 아닌 '최첨단 자기혁신형 전문가'가 주도하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은 18일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도산아카데미 조찬 특별강연에서 "2000년대 넘어와 우리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국가전체를 주도하는 파워엘리트는 더 이상 존립기반이 없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1961년 5.16 군사 쿠테타부터 참여정부까지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파워엘리트 그룹으로 군부, 관료, 재벌(군사정권) 시민단체, 386운동권 세력, CEO그룹(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 등을 꼽았다.

그는 그러나 "국민소득이 2만불, 3만불로 넘어가 진입하게 될 미래 선진국형 사회는 그 자체가 고정형태 없이 아메바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시장"이라며 "시장 전체 변화를 특정세력이 도맡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더 이상 교조주의적 리더십으로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90년대 말부터 자기혁신을 통해 성장, 사회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첨단 전문가들에 주목했다.

그는 "첨단 전문가들은 사회 각 분야에 수많은 점으로 존재하고, 이 수많은 점들을 네트워킹해 선(전문가집단)을 이룬다"며 "그 선을 다시 네트워킹해 면(국가.사회)을 이루는 과정에서 국가경쟁력은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점을 묶어 면으로까지 확장시켜 고신뢰사회를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다음 대통령의 기본적 자질과 요건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참여정부 들어 파워엘리트로 부상한 386운동권세력 대해 '우려'와 '기대' 섞인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제도권 정치엘리트로서의 386운동권세력은 90년대 중반에 제도권에 진입한 후 시민사회와 함께 구 정치체제의 붕괴를 유도하는 핵심역활을 담당, 사회의 투명성을 크게 높이며 사회분위기를 일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의 실착 원인으로 "전문화되지 못한 지식·기술·경험을 가지고 국가 전체를 바꾸려 했고, 본인이 속하지 않은 그룹들과 교규하며 신뢰를 쌓아가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성(城)을 만들어 전체를 지휘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젊은 386세대는 어차피 한동안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386 전문가들이 세계 초일류를 향해 뛰고 있다"며 "정치권의 386운동권그룹은 시장과 사회의 전문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는 동세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등 기본적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