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령시 인근 웰빙상가 '고전'

중앙일보

입력

서울 약령시 인근 웰빙상가가 시장상인의 외면으로 2년이 넘도록 제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7월 국내 첫 건강테마 쇼핑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약령시 인근 '한솔동의보감'이 2년이 지나도록 심각한 공실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이 상가는 지하철 1호선 제기역과 연결된 지하매장과 1층의 경우 식료품과 잡화위주 매장으로 구성돼 있고 그나마 2층과 6층 정도가 건강테마의 명맥을 유지하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3층과 4층의 경우 점포 1,2개만이 있을 뿐이며 5층 푸드코트 전문식당 매장도 비어있는 점포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차인 모집이 저조하자 월 임대료도 20만 ̄30만원의 관리비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상인 유치는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 상가의 분양회사는 상권형성을 위해 층별 '통임대'를 나서는 한편 최근 고객몰이를 위한 이벤트 등 개장행사를 가졌으나 여전히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현대식 쇼핑몰이 인근 재래상인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장규모가 재래시장 점포에 비해 너무 작다는 것이 인근 재래상인의 설명이다. 25년째 약령시에서 한약건재상을 운영해온 K씨는 "약령시에는 약 1000여개 한방관련 점포들이 있는데 약재를 적재하고 관리하려면 큰 매장을 필요로 하는 업종의 특성이 있고 대부분 이곳은 단골 중심 장사라 쇼핑몰 입점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곳의 매장전용면적이 평균 3평에 불과해 기존 재래시장의 점포 규모로 넓히기 위해서는 적어도 3 ̄5개구좌를 임대해야 하는데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외면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약령시 인근에 '동의보감타워' '한방천하' '불로장생타워'등 한방쇼핑몰이 순차적으로 개장을 앞두고 있어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실제 임대수요에 비해 건물당 700 ̄900개에 이르는 많은 공급과잉이 공실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현대식 쇼핑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문매장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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