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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올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89년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등을 수상한 이·불 합작『시네마 천국』이7일 개봉된다.
『시네마 천국』은 영화가 영화에 바치는 헌사성격의 특이한 작품이다.
2차 대전 직후 이탈리아의 어느 작은 마을이 무대로 영화를 좋아하는 소년과 그 마을 극장의 영사기사간의 30여년에 걸친 우정과 사랑과 신뢰를 그리고 있다.
가난했던 시절, 영화가 거의 유일한 오락방편이었던 서민들이 극장이라는 어둡고 그러면서도 안온한 공간 속에서 웃고 울고 환호하는 모습을 통해 영화가 주는 매력과 아울러 각박하기 짝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지난 시절의 향수를 가득 전해주는 감동이 긴 영화다.
극중 어린 소년 토토는 커서 꿈에도 그리던 영화감독이 되는데 어린 토토가 신부의 엄격한 가위질로 잘려나간 필름조각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나 좌석이 모자라 아우성치는 사람들을 위해 극장 옆 건물 벽을 임시화면으로 사용하는 장면들이 영화가 갖는 꿈과 환희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영화 『망향』 『카사블랑카』『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등 옛 영화를 적절히 삽입한 게 향수 어린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옛 허름한 극장은 부서지고 장성한 토토가 현대식 극장에서 어린 시절 신부가 잘라버린 포옹장면만 수십 편 이어놓은 필름을 보며 눈물짓는 라스트가 찡한 여운을 남긴다.
어린 토토 역을 맡은 살바토레 카시오와 영사기사로 나오는 필립 느와레의 유머스런 조화가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음악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으며 신예감독 주제페 토르나토레는 이 영화 한편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이 됐다.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인생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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