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정치국원 절반이 사의/권력구조 개편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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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보­혁 개혁정책 싸고 공방전
【모스크바 APㆍAFP=연합】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측근들을 포함,12명의 공산당 정치국원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이번 제28차 당대회에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소련정부 관계자들은 정치국원들의 이같은 대대적인 사임의사 표명이 당정분리를 배경으로 한 대통령권한의 강화와 정치국의 위상약화 추세를 반영하면서 소련권력구조의 일대 개편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측근인 야코블레프는 3일 정치국원 사임의사를 표명했으며,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들외에 니콜라이 슬륜코프 등 4명의 정치국원이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정치국원들은 니콜라이 슬륜코프와 비탈리 보로트니코프 등 2명의 정위원과 알렉산드라 비류코바 후보위원,그리고 서기국원을 겸임하는 구머우스마노프 후보위원으로 고르바초프는 슬륜코프(61)가 입원중이며 우스마노프(58)도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시했다고 밝혔으나 보로트니코프(64)와 비류코바(61)의 사퇴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선 예상대로 보수ㆍ개혁파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는데도 보수파 지도자 리가초프는 『지난 5년간은 분별없는 급진주의의 시기였다』고 전제,간접적으로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을 비난했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소련의 대서방 문호개방과 동유럽공산국들의 체제붕괴를 막기위한 개입을 거부한 사실의 정당성을 강력 개진함으로써 보혁간의 갈등을 드러냈다.
리가초프는 이날 행한 연설을 통해 특히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측근인 야코블레프를 겨냥,『일부인사들이 공산당의 지지여부와는 상관없이 페레스트로이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면서 『나는 당의 지원없는 페레스트로이카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고수할 것으로 믿고있다』고 밝혔다.
셰바르드나제장관은 대외개방에 따른 국방비절감에 언급,『신사고정책에 따른 평화로 우리는 향후 5년동안 4천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것』이라고 강조했다.
셰바르드나제장관은 이어 『우리는 동구국들에서 전개된 사태가 우리의 이해와 상충된다 하더라도 개입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들 국가에서 급진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비극적 사태가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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