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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김환기작 『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20세때 무단가출, 밀항으로 동경에 가서 그림공부를 시작하고 주요 공모전에 입상하는 영광을 맛본 후 서울로 돌아온 청년 김환기는 신흥미술인 추상운동을 적극 소개하고 잡지에 여러 글도 기고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김환기는 고미술에도 관심을 기울여 김용준과 교우하며 백자·옥가구등을 열심히 모았다. 달밝은 밤이면 앞뜰에 백자항아리를 꺼내놓고는 친구들을 불러모아 완상하였다고 한다.
해방후에는 성북동으로 이사하였는데 당시는 전차종점에서 20여분이나 걸어들어가는 불편한 곳이었지만 수도물대신 우물물을 마시고 숲과 새가 있으며 달도 더 밝게 보인다는 정취에 끌려 그곳으로 옮겼다.
그의 호인 수화도 일단 나무가 좋아 수자를 쓴후 짝이 되는 글자를 찾지 못해 그냥 듣기 좋은 이야기 화자를 덧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구김살없고 자연스러운 멋을 즐기던 그가 홀연 고국을 떠나 새로운 비구상의 세계를 추구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론도』(60.5×72.5cm)는 그가 일본에서 화가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1938년에 그린 것으로 당시 그가 추구하던 추상미술의 초기면모를 잘 보여준다. 조인수(호암미술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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