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사지 가상 시나리오 북한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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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북한사회에도 89년12월의 루마니아사태와 같은 인민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최근들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최근 내한했던 루마니아의 반체제지도자였던 브루칸박사가 『북한에도 반체제인사가 활동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는 바람에 혁명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북한이 주민들의 의식주는 물론 사상까지도 철저하게 통제하는 통제사회이긴 하지만 망명 북한인들의 증언등으로 미루어볼때 내부적으로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을 쉽게 엿볼 수 있다.
폴란드 유학도중 89년 망명한 김운학·동영준씨는 해주의 공중변소에 「김일성·김정일 죽여라」는 낙서가 발견되고 노인들은 『이렇게 못사는 이유는 김일성 탓』 이라고 드러내놓고 푸념한다고 전하고 있다.
소련 유학중 최근 망명한 남명철·박철진군도 『88년초 김일성대학생 3명이 김정일에게 개혁을 건의하는 익명의 편지를 냈다가 추적을 당해 그중 1명이 자살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을 방문했던 재미교포들도 『북한의 중소도시에까지 동구의 변화가 알려져 있었다』 『안내인들도 김정일이 승계하면 불행이 온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같은 전반적 불만 위에다 현재 강제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15만여명의 반체제인사와 그 가족 1백여만명을 고려한다면 북한이 내부로부터 봉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일부 북문제전문가들도 그같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세대 최평길교수는 『90년 후반기에 들어서면 사회집단의 불만이 표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김창순북한문제연구소장은 『김정일정권의 내부에 동요가 시작될 때』로 내다보고있다.,
또 방북했던 교포와 귀순한 주민들은 이같은 봉기가 일어날 경우 젊은층이 주도할 것으로 입을 모아 중국 천안문사태처럼 북한에서도 대학생들이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사회에서 과연 대중봉기가 가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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