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종전 50년 의미와 과제' 한미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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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현지시간) 통합신당 김덕규 의원이 미국 미주리주 켄사스시티에서 열린 한국전쟁 종전 5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과 우리의 동맹군이 한국에 대해 한 일은 앞으로 세계 평화와 관련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결정 (휴전 결정)은 내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심사숙고한 것이었다. 한국 전쟁은 곧 3차 세계 대전 발발 위협과 맞물려 있다.”

해리 S 트루만 전 미국 대통령은 그의 회고록에서 50년전 한국전쟁을 이렇게 회고했다.

한국 전쟁이 끝난지 50년,그 의미와 과제를 되짚어보는 대규모 한미 국제 회의가 트루만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중부 미주리주의 캔사스 시티에서 열렸다.

23일(현지 시간) 미국의 트루만 대통령 기념관과 미주리 대학 아시아센터(소장 김상순)가 공동 개최한 ‘한국전쟁, 끝나지 않은 유산’ 국제 세미나에는 2차대전 당시 해군장교로 1급 기밀 취급자였던 조지 M 엘시를 비롯해 마이클 디바인(트루만 기념관장), 브래디 디튼 (미조리대 부총장), 호레스 언더우드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전쟁시 유엔 통역 장교), 디에나 칼린 (캔사스대 국제대학원장), 폴 에드워즈 (한국 전쟁 연구소장), 제임스 메트레이 (캘리포니아 주립대 역사학과장) 등 한국 관련 학자들이 대거 주제발표와 토론에 나섰다.

한국에선 김덕규(통합신당),조웅규 (한나라당) 의원과 남성국(고려대 북한학과), 김경민(한양대 정치학과), 신창민 (중앙대 경제학과)교수와 유석렬(외교안보연구원) 명예교수 등이 주제발표에 나섰고, 세계은행 북한 경제 담당자인 박영춘 박사도 참가했다.

4개의 주제로 나눠진 이번 회의는 1부-한국전쟁:워싱턴 DC와 한국의 개인적 조명, 2부-전후:1950년 6월 25일 이후 남북한의 생활상 비교, 3부-한국전쟁의 전략적 유산, 4부-세계속의 두개의 한국 등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영춘 박사는 “당분간 한반도에서 두개의 한국체제를 유지하되, 북한 경제를 재건하고 국제경제속에 편입시켜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대북 경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석렬 교수는 “주변 강대국들이 한반도의 비핵화에 인식을 같이 하는 등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여전히 6자 회담이 유력한 해법”이라며 베이징 6자 회담의 성과를 평가한 뒤 “그러나 6자회담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북미간 신뢰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23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켄사스 시티에서 열린 한국전쟁 종전 5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외교안보연구원 유석렬 교수가 베이징 6자회담의 성과와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패널로 나선 신창민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마이클 디바인 트루만 기념관장 ,김경민 한양대 정치학과 교수(사진 왼쪽부터)가 이를 경청하고 있다.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간 가량 계속된 이날 회의에서는 북핵문제를 포함,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간 파워게임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트루만 박물관은 매년 한국 관련 소규모 세미나를 열어왔으나 한국전쟁과 관련한 국제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루만 박물관은 한국전쟁 휴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트루만 대통령을 기념해 1957년도에 문을 열었다. 트루만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가장 먼저 직시한 미국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미주리주 출신의 트루만 대통령은 종전후 남한의 힘을 키우는 것이 북한의 침략위협을 견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란 점을 직시, 남한의 학자와 공무원 등 엘리트 들을 대거 미주리 대학에 초빙하기도 했다. 미주리 대학은 이때부터 한국학자와 공무원들의 대미 교두보 역활을 담당해왔으며, 한국-미국 민간 교류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트루만 박물관과 미주리 대학이 이처럼 대규모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이같은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미주리대 아시아 센터 김상순 소장은 “남북문제를 다루는 한미 국제회의로는 미국에서 유일하다”며 “격년제로 이를 정례화해 미국내 남북관계를 재조명하는 중심축으로 확대·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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