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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고장에선] 가을로 떠나는 문화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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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여름내 푸르름에 지친 나무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 치장한다. 노란 저고리와 붉은 치마로 곱게 차린 가을이 단풍을 가슴에 한아름 담고 우리 곁을 찾는다. 계절도 어느 덧 10월의 끝자락. 세월의 흐름을 아쉬워하듯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해 주말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 광주 포엠 콘서트=24일 오후 7시 광주 사직공원 영상예술센터(옛 KBS 건물)에서 다섯번째로 '시를 노래하는 달팽이들의 포엠 콘서트'가 열린다. 이번 초대 시인은 '그 곳은 멀지 않다'의 나희덕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진행자 박양희씨의 여는 노래 '서시'와 이이남 교수의 애니메이션 '일곱 살 때의 독서', 팝페라 가수 박혜정씨의 노래, 크로스오버 앙상블 '허브'의 연주 등으로 꾸며진다.

광주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시노래 운동을 펼쳐온 '시 하나 노래 하나'에서 출발한 포엠 콘서트는 지난 6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에 열린다. 포엠 콘서트는 매회 시인을 선정해 그의 작품을 다양한 노래는 물론 테마 음악, 영상 시,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그림 등 문화 장르로 풀어내는 독특한 형식이어서 눈길을 끈다. 공연 후 센터 앞 마당에 간단한 상을 차리고 시인.출연자.관객이 한 데 어울려 뒷풀이 행사도 갖는다.

그동안 고재종.복효근.이정록.박남준 시인이 초대됐었다. 관람료 1만원. 사랑의 티켓 참가작으로 티켓 구입시 5천원이 할인. www.poemsong.com, 062-654-4364.

◇ 전주 영화 세트장 공개='왕대포집.국밥집, 쌀가게, 양화점, 기름집, 자전거포-, 타임 머신을 타고 40여년 전의 서울 풍경을 구경하러 가 보세요'.

완주군 봉동읍 전주과학산업단지 내 5천여평에 영화 '효자동 이발사'(감독 임찬상, 주연 송강호. 문소리) 의 오픈 세트가 마련돼 최근 공개됐다. 이 곳은 1960년대 경복궁담 옆으로 난 도로와 전차길, 샛강 등의 풍경을 재현했다. 당시의 영화 포스터와 10원짜리 눈깔 사탕, 카라멜 등도 전시해 현장감을 높였다.

영화사 관계자는 "주변 솔밭과 어우러진 자연 경관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근접성이 좋아 봉동 과학산업단지를 무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효자동 이발사'는 평범한 이발사(송강호)가 대통령 전속이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이 영화의 소재다. 지난 22일 촬영을 시작해 2개월 동안 전체 분량의 65%를 봉동 세트에서 찍을 계획이다.

◇ 제주 4.3사건 다룬 연극=극단 목화가 제주인의 삶과 역사를 다룬 연극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를 오는 31일부터 3일간 제주시 한라대 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앞산아…'는 제주의 4.3사건을 소재로 대사가 제주사투리로만 채워진다. 제주의 전통 연희인 '디딤불미'(일종의 마당놀이)도 연극의 소재로 다루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연극이다. 1984년 연출가 오태석씨에 의해 창단된 극단 목화는 지금까지 '아프리카''춘풍의 처''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내사랑 DMZ' 등을 공연하는 등 실험적 연극을 주도했다.

31일(오후 7시 30분), 11월1일(오후 4시.7시30분), 2일(오후 4시) 등 3일간 공연되며 관람료는 5천(청소년)~1만원(일반인). 02-745-3967.

이해석.장대석.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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