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당한 친일 스티븐스 묵은 곳/페어몬트호텔 어떤 곳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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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908년 장인환의사가 망언 응징/대통령ㆍ수상등 외국원수들 단골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이 열리는 페어몬트호텔은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의 언덕빼기인 놉힐에 위치해 샌프란시스코만을 굽어보는 지상22층,객실6백개의 초특급호텔로 미국및 외국원수들이 즐겨 찾는 명소.
1908년 3월 『을사보호조약은 한국인을 위해 취해진 당연한 조처로 한국인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무지한 민족』이라는 망언으로 장인환의사의 저격을 받고 숨진 스티븐스가 묵었던 호텔로 우리와 깊은 인연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개장 83년째인 이 호텔은 아이젠하워대통령이래 케네디,존슨등 미국의 역대대통령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때마다 묵어갔던 곳이며 외국원수및 지도자로는 율리아나 네델란드여왕(1952년),프레데리카 그리스왕(53년),찰스 영국황태자(77년),베아트리스 네델란드여왕(82년),구스타프 스웨덴국왕(84년),조자양 중국총리(84년),코라손 아키노 필리핀대통령(86년)등이 이 호텔에 들었다.
이 호텔은 1906년 준공예정으로 1902년 착공됐다가 준공직전에 대지진이 발생,화재로 큰 피해를 보았다. 그후 1년의 공사끝에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발생 1주년인 1907년 4월18일 문을 열었다.
객실 6백개,연회및 회의실 24개를 갖춘 이 대형 호텔은 자체 오키스트라를 갖고 있고 그랜드 볼룸은 2천5백명이 함께 식사를 나눌수 있는 규모다.
호화호텔답게 하루 숙박료만도 최저 2백달러에서 최고 6천달러에 이르는데 호텔의 소유주는 뉴욕의 부호 벤저민 스위그씨의 아들 리처드 스위그씨.
이 호텔에서 31년째 일하고 있는 허만 워너 총지배인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리는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자랑인 동시에 페어몬트 호텔의 영예』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의 총영사관저에 머물지만 그의 수행원들은 이 호텔에 묵기 위해 먼저 예약을 해둔 바람에 우리측 수행원들은 빈방이 없어 일부는 길건너편의 마크 홉킨스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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