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 추방|향락배격|준법정신|종교계「??운동」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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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절제와 도덕성이 회복되는 사회를 위한 종교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60∼80년대 물질적 풍요만을 외길로 추구해온 우리사회가 어느 사이 「물신주의」에 사로잡혀 삶의 고귀한 정신적 가치들을 잃어버리고 있으며 종교가 그것의 회복을 위한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한다는 인식이 넓어진 것이다. 불교와 기독교 몇몇 단체·교회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과소비추방▲이웃과 함께 하는 마음자세의 고양▲타락에 대한 회개와 정신적 품요를 위한 기도등의 실천운동은 앞으로 사회개혁 운동으로 종교계 전체에 확대돼 일대 「정신운동」으로 전개될 조짐이다. 종교계에서 태동되고 있는 정신정화움직임을 소개하고 기독교·불교성직자로부터 이들 종교가 추구하고있는 참된 사회의 가치를 말해주는 글을 받아 싣는다. 【편집자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최근 가입 6개교단장과 총무 연석회의를 열고▲우리가 먼저 이 사회에 내핍생활의 본을 보이자▲우리의 땅과 집을 가난한 이웃과 함께 나누어 쓰자고 결의했다.
이들은 호화주택·고층빌딩·고급자동차의 대열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뒷면에 성실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그 누구를 먼저 탓하기 전에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무감각했던 죄를 고백하고 자기경신과 정의사회를 이루기 위해 기도하자』고 다짐했다.
서울충현교회는 6일부터 20일까지 「홍해작전」이라고 명명된 기도운동을 벌인다. 「힘을 다해 절제하고 힘을 다해 봉사히자」는 실천강령 아래 새벽기도를 한다.
사회와 국가를 위해 비성경적인 사회악이 추방되고 비신앙적이고 비윤리적인 그릇된 가치관이 바르게 정립되도록 하고 개인적으로는 잘못된 가치관에 빠지지 않았나를 회개하는 기도를 올린다.
기독교인들의 기도운동은 1천만명이 넘는 기독교신자가 있는 우리사회에서 도덕의 타락과 나눔이 없는 고통이 왜 이렇게 많으냐는 반성에서 나오고 있다.
기독교인마저도 물질만이 최고의 가치이며 이를 추구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병든사회에 한몫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충현교회 이종윤목사는『기독교회도 지난 60∼80년대 양적 팽창에만 몰두하지 않았나를 반성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따른 사랑과 경건함을 찾아야한다』고 복음주의 회복을 강조했다. 「홍해작전」은 ▲과소비·과다혼수·퇴폐풍조배격▲시간·물질·말과 행동의 절제▲남을 존중하는 자세의 생활화▲준법정신을 통한 사회질서확립등을 추구한다. 또 이같은기도 프로그램을 전국의 교회에 전달해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불교는 이달부터 각 사찰에서 열릴 법회에서 절제를 장조하고 불교방송을 통해 도덕성회복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성직자들의 무소유정신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나친 집착이 고통의 근원이 된다는 근본교리가 불교인들의 생활속에 구현되어야함을 강조해나갈계획이다.
이를 위해 법회에서 청정과 자비심을 법세하는 시간을 갖고 사찰단위로 신도 모임을 통해 과소비를 막고 청정한 삶을 추구하는 모임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또 도시사찰을 중심으로 자비행을 위한 모임을 확대해나간다.
금정휴스님 (법매신문 주간)은 『불교가 그동안 사찰증축등 외형적 불사에 치중한 감이 있다』면서『사회의 병폐가 현저해진 지금 마음의 밭을 가꾸는 불사를 위해 불교인들이 노력해야한다』고말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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