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군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게임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렸다. 5000여 명의 게임 매니어가 게임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변선구 기자
임 선수의 상대는 '마에스트로' 마재윤(19.CJ)과 '폭풍' 홍진호(24.KTF) 선수. 임 선수는 이들과 차례로 5전3선승제의 숨막히는 격전을 치렀다. 경기마다 10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존심이었다.
임 선수는 첫 상대인 10대 마재윤에게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무너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저그족을 지휘해 '테란 킬러'로 불릴 정도로 테란족 유저에 강한 면모를 보인 마 선수의 3-0 일방적인 승리. 스크린에 비친 임 선수의 표정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두 번째 상대인 홍 선수에게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둬 '황제'의 면모를 과시했다. 두 선수의 열띤 대결은 각자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 '임진록'으로 불릴 정도. 2001년 맞붙기 시작해 통산 전적은 25승19패로 임 선수가 다소 앞섰다. 1년4개월 만의 대결인 만큼 예상대로 명승부가 펼쳐졌다. 임 선수는 첫판을 졌으나 두 번째 판에서는 이를 악다물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셋째 판과 마지막 판을 이겨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고별전 두 경기를 모두 놓칠 수는 없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홍 선수는 경기 전 "임 선수가 조용히 군대에 갈 수 있게 확실히 마무리하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지만 무위에 그쳤다. 임 선수는 "군대에서도 게임 연습을 계속해 제대한 뒤에는 임진록을 최고의 흥행카드로 일으켜보겠다"고 말했다.
심재우.이여영 기자<jwshim@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