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의 사랑·희생 다룬 영화 2편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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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성의 지순한 사랑과 희생을 그린 2편의 영화가 관심을 끈다.
미국영화 『스텔라』와 영국영화 『나의 왼발』.
『스텔라』는 한국적 정서와 흡사한 최루성 멜러물이고 『나의 왼발』은 뇌성마비를 극복하는 인간승리의 이야기다.
올리버 히긴스의 동명소설을 세 번째로 영화화한 『스텔라』는 하층계급의 어머니가 딸을 상류사회 일원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애절한 내용을 담고있다.
요즈음 미국에서도 상영중인데 여성 팬들이 하도 울어 영화가 끝난 뒤 화장을 고칠 수 있도록 극장의 불을 켜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멜러드라마다.
비록 사생아로 낳았지만 누구보다 홀륭하게 키워낸 딸이 자신의 환경 때문에 이따금 좌절하는 것을 보고 생부에게 눈물로 보낸다는 줄거리다.
주연을 맡은 못생긴 얼굴의 베트 미들러가 처연한 심사를 속에 감춘 채 밝게 연기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처량한 감상에 젖게 한다.
요즘 서구의 많은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아기를 출산해 자신의 스타일로 양육한다는데 이러한 그들 사회의 단면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스텔라』가 전형적인 멜러물인데 비해 『나의 왼발』은 실화에 바탕을 둔 담담한 인간극이다.
뇌성마비로 태어난 아일랜드의 화가겸 작가 크리스티 브라운의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밝은 터치로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헌신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의 어머니 역할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정서와 여러 모로 비슷하다는 아일랜드인의 기질 등이 여실히 나타나는데 좌절에 빠진 아들에게 『할 수만 있다면 내 다리를 너에게 주고 싶다』는 극중 대사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브라운 역을 맡은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아카데미남우주연상을 비롯, 여러 상을 받아 유명해진 영화지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어머니역의 브렌다 후리커도 잔잔하면서 건강한 모성의 정을 연기하고 있다.
두 영화는 극단적인 사랑의 파멸상이나 충동으로만 가득 찬 병든 인간상을 주로 보여주는 요즘 영화가에서 모자·모녀간의 따뜻한 교감을 보여줘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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