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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신혼, 예식장보다 진료소를 먼저 찾아라

중앙일보

입력

-만혼자들, 관련 필수 건강검진 코스 밟아야
-신랑 등 부모도 유전성질환도 체크를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인데 주위에서 결혼 전 산부인과 건강검진을 받아보라고 권유하네요. 오랫동안 결혼 준비를 했지만 산부인과 건강검진이라니 은근히 걱정이 앞섭니다. 사실 저는 B형 간염보균자이거든요. 만약 애기를 갖게 된다면 무슨 문제라도 생길지 고민입니다. 도와주세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어느 예비신부의 사연이다. 결혼을 앞두고 아름다운 가정을 꿈꾸는 예비신부의 순수함과 고민이 구구절절이 묻어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정보위원 김사진 교수(가톨릭의대 성가병원)는 “B형 간염의 감염은 임신기간보다 출산 시 산모와 태아와의 접촉이나 수유를 통한 감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출산 직후 아기에게 백신과 면역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며 “예비신부들은 결혼 전 간염, 풍진, 혈액 검사 등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아 질병도 예방하고 미리 건강한 가족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결혼 전 예비신부가 건강한 자녀 출산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떤 혼수 품목보다 중요한 것으로 결혼 전 산부인과 건강검진에 대해서 알아보자.

-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건강검진
‘미혼 여성이 무슨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한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비신부란 예비엄마를 뜻한다 결혼 전 산부인과 진료로 건강을 체크하고 계획적인 임신을 준비하는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끄는 첫 단추이다.
우선 집안 가족들의 질병력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신랑 쪽 집안도 마찬가지로 가족 중에 유전성 있는 질병이 빈번하거나 만성 질환을 앓은 사람은 없었는지 체크해본다. 예를 들면 아버지 쪽 친척들 중 유독 당뇨병 환자들이 많다든가, 어머니 쪽으로는 소화기 쪽이 좋지 않았다는 것은 유전 질환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대표적인 유전성 질환으로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색맹, 혈우병, 염색체 질환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은 엄마 혼자가 아니라 아빠도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비 엄마의 건강검진에 앞서 미래의 신랑과 시댁식구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빠의 직업에 따라 아이가 수은, 납, 솔벤트와 같은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비뇨기과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최근 조사에도 불임 부부의 30~35% 이상이 남자의 건강 상태가 원인이라고 밝혀져 남편들의 건강검진도 증가하고 있다.

- 예비 신부가 받아야 하는 필수 검사
건강검진이라면 지레 겁부터 내는 경우가 많은 데 예비 엄마로서 아기를 위해 모든 병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더라도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다. 병원에 가기 전 시행해야 하는 검사 목록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간염검사
태아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걸릴 가능성은 임신 기간보다 출산 과정에서 확률이 더 높다. 출산 시 상처를 통해 또는 출산 후 아기와의 접촉이나 수유를 통하여 감염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엄마가 B형 간염 보균자라면 출산 직후 태아에게 간염 백신과 면역 주사를 투여해 감염을 예방한다. 만약 예비 신부가 간염에 노출되어 있더라도 증상이 없는 만성 간염의 경우에는 임신에는 문제가 없다.

△풍진 검사
풍진은 열이 나고 종기가 생기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임신 초기 여성이 풍진에 걸린다면 태아는 백내장, 청력장애, 심장질환, 발달장애 등의 선천적인 질병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결혼 전 예비신부라면 풍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검사를 받고 만약 면역성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곧바로 풍진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풍진 예방주사 접종 후 3개월간은 임신을 피한다.

△혈액 검사
일단 기본 혈액 검사를 하면 혈액형뿐만 아니라 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 수치를 알 수 있다. 혈액형은 학창시절 한 두 번 검사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정확히 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희귀 혈액형인 RH-형은 유산을 하거나 분만 시 면역 주사를 맞는 등 특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RH-형일 경우 항체 검사도 필요하다.

△초음파 검사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는 여성이더라도 생리통이나 생리과다 증상이 있다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자궁과 난소의 이상 여부를 알아 보는 것이 좋다. 최근 자궁 근종이나 난소 종양 등 중년에서 많이 나타나는 부인과 질환들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경부나 자궁 체부, 난소 난관 등의 병변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성병 검사
혼전 성관계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추가적으로 받아야 할 검사로서 매독, 에이즈, 헤르페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사), 클라미디아 검사 등이 있다. 만약 성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불임이 될 수도 있고, 골반염이나 자궁암(인유두종 바이러스 경우) 등 치명적인 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 기타 검사
이밖에 원활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 평소 치질이 있거나 치질증후가 있던 사람은 임신 말기나 출산 후 치질로 매우 고생할 수 있으므로 미리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요통이 심했던 사람은 척추 디스크가 있는지 검사를 받고, 치아 검진도 미리 받아 충치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당뇨와 백혈구 측정은 기본 소변 검사만으로도 측정할 수 있으며 간단한 흉부 X선 검사로서 결핵 등은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한편,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결혼하더라도 임신을 미루는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임신부의 나이가 35세 이상인 고령임신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임신에서는 상대적으로 당뇨나 고혈압, 전치 태반 이나 태반박리, 조산 및 태아 염색체 이상의 빈도가 높아지므로 임신 전에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고 임신 중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 : 대한산부인과학회 정보위원 김사진 교수(가톨릭의대 성가병원)

Tip 1.예비신부 필수 체크포인트- 검사를 받기 전에 알아두면 좋아요

Tip 2. 늘어나는 불임, 부부 공동의 책임

결혼한 부부 7쌍 중 1쌍이 겪는다는 불임. 불임이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1년간 하여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를 말한다. 통계적으로 특별히 피임을 하지 않은 경우 3개월 안에 57%, 6개월 안에 72%만이 임신되며, 각 배란 주기당 임신기회는 약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이를 원하는 부부의 경우 3개월 정도 기다린 후 곧바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 인공중절 수술의 경험이 있어 불안하거나 배란주기가 극히 불규칙해 도저히 배란기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우선 1년 정도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 보는 것이 좋겠다. 임신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과거에는 불임이 전적으로 여성의 책임으로 돌렸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남성에 의한 불임이 30~35%로 밝혀졌다.

△ 여성 불임 검사
불임 상담 가운데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불임검사를 받고 싶은데 언젠가 좋겠냐는 것이다. 대체로 여성들의 생리주기에 따라 검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고려한다면, 보통 생리2,3일째가 가장 좋을 듯하며 검사 종류와 시기를 비롯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기초검사: 요검사, 일반혈액검사, 혈액형 검사, 혈청 검사, 만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의 유무를 검사한다.
2. 호르몬 검사: 갑상선 자극 호르몬, 유즙분비호르몬, 성선 자극 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생리 3일 때 실시하는 혈액검사로 난포의 성장과 배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르몬 수치를 검사한다. (생리 2~3일째, 난소기능 및 배란기능 확인)
3. 자궁난관 조영술: 자궁내부 및 난관 개통 여부의 확인을 위해 조영제를 이용하여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 검사이며, 생리가 끝난 후에 실시할 수 있도록 미리 예약을 하여, 진단 방사선과에 검사한다. (생리 후 2~5일째, 나팔관 폐쇄 및 유착 등을 알 수 있음)
4. 자궁경부점액 검사 및 성교 후 검사: 배란기에 검사하여 자궁입구의 점액이 정자의 운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검사로 당일 새벽이나 전날 밤에 부부관계 후에 뒷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으로 와서 검사하게 된다. (배란기 때, 점약상태, 점액 내 잔존하는 정자 상태 평가)
5. 자궁 내막조직 검사: 자궁내막조직 일부를 채취하여 자궁 내막이 배란 및 호르몬에 적절하게 반응하는지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생리가 예상되는 수일 전에 실시하여야 하며, 만약 우연히 임신 상태였다고 해도 대개 임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상 생리 2~3일전, 배란 여부 확인, 자궁 내막의 발달 상태 평가)
6. 복강경 검사: 이상의 검사가 완료된 후 필요에 따라 시행하게 되며 복강내 자궁 내막증이나 유착의 유무, 난관의 개통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생리 끝난 후, 유착 또는 자궁내막증 등의 특정 질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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