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주민들의 신명 노래 한 자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추석연휴 TV가 온통 웃고 즐기는 일회성 오락 프로그램으로 도배돼 있다고 불평하는 이들이라면, 다음 프로그램을 눈여겨볼 만하다. '추석특집 다큐콘서트-섬마을 음악회'(KBS 1TV.사진)와 '추석스페셜-이야기가 있는 무대'(EBS)다. 콘서트와 연극.발레가 다큐멘터리와 만나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다.

5일 밤 11시30분에 방송하는 '다큐콘서트-섬마을 음악회'는 가수 송대관이 목포에서도 배로 4시간이나 가야 하는 다도해 섬들을 찾아간다. 송씨는 고향을 찾은 기분으로 섬마을 사람들에게 노래 선물을 선사한다. 목포에서 출발한 배는 도초의 화도 선착장에서 작은 공연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만이 사는 예리에 들러 두 분만을 위한 특별한 공연을 한다. 송씨는 다음날 증도를 찾아가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주민들을 초대해 염전음악회를 연다. 출연자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음악회다. 송씨가 주민들을 만나고 노래하는 과정을 인위적 연출이 최대한 배제된 다큐 형식으로 HD 카메라에 담았다. 홍경수 PD는 "카메라가 송씨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따라다니며 음악과 삶에 대한 진솔한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5, 6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추석스페셜-이야기가 있는 무대'는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준비하는 배우, 스태프들의 땀과 노력을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고스란히 담아낸다. 1부에서는 연극 '갈머리'를 준비하는 극단 목화의 연습 장면과 무대 리허설 모습, 그리고 연출가, 무대.의상 디자이너 등 많은 스태프들의 땀방울을 사진으로 순간 포착해 소개한다. 2부는 국내에서 처음 발레로 공연된 '피가로의 결혼'을 다룬다. 카메라는 공연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여름부터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막이 내리는 날까지 쫓아다닌다.

오한샘 PD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공연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을 조명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