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자가들 공동화랑 첫선|동숭동에 문연 「소나무갤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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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30대의 젊은 작가들이 공동 운영하는 화랑이 처음 개관돼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최근 서울동숭동 동숭소극장 3층에 문을 연 소나무갤러리((765)0126)는 화가·조각가·설 치미술가 등 부문별 작가 5명이 운영위원회를 구성, 협의를 거쳐 전시회를 기획하고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 화랑은 특히 「젊은 작가들 중심의 전시공간」을 표방하면서 새로운 미술운동의 진원지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직접 작품활동을 파고있는 운영위원들이 부문별로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선정함으로써 전시회의 수준을 높이고 개성을 살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화랑은 특히 일반화랑들로부터 외면 받기 쉬운 젊은 작가들의 실험성이 강한 신선한 작업을 부문의 구별 없이 적극 수용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화랑들이 주로 화랑대표 한사람의 손에 의해 운영됨으로써 상업성이 높은 이름 있는 작가들의 전시회에 치중해 온 실정에서 이 같은 화랑의 등장은 진부한 화랑가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나무갤러리 대표는 수원 K외과의원 의사인 장신유씨(38).
몇 년 전부터 그림을 배우며 새로운 미술문화운동을 꿈꿔오던 장씨는 지난달 동숭소극장 3층에 60평의 전시공간을 갖춘 화랑을 마련, 평소 친분이 있던 서양화가 전근길씨(31)를 통해 장르별 젊은 작가 5명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일체를 맡겼다.
장씨는 『전시공간이 부족한 젊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발표의 장을 마련해주기 위해 화랑을 열게됐다』고 밝히고 『기존 화랑들과는 달리 젊은 작가들에게 직접 운영을 맡김으로써 보다 신선한 전시회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화랑운영에서 나오는 이익은 모두 화랑에 재투자하기로 운영위원들에게 약속했다고 밝히고 외국 젊은 작가들과의 교류전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나무갤러리의 운영위원들은 서양화가 김성배(36)·강영순(32)·전원길씨와 조각가 이윤숙씨(31), 설치미술가 장지성씨(32).
이들은 개관이후 잇따라 회의를 열고 첫 기획전으로 30대작가 60명이 참가하는 「1990-호랑이에서 돼지까지전」을 마련했다.
지난 11일부터 오는 6월14일까지 5부로 나뉘어 1주일간씩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장르나 경향·학연 등의 구별 없이 각각 독창적인 현대 미술작업을 펴 온 작가들이 초대됐다.
운영위원 김성배씨는 『각 작가들의 작품수준이나 작업경향은 그들과 함께 활동하고있는 작가인 우리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다』고 전제하고 『운영위원들이 부문별로 공정한 입장에서 작가를 선정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곧 한국화가 1∼2명도 운영위원으로 끌어들여 한국화 부문의 기획과 작가선정 등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즘(18∼24일) 열리고있는 제2부 전시회에는 박영하·문범·박권수·신산옥·장옥심·김산하·박은수·엄혜실·정동희·정찬국·조성무·황용진씨 등12명의 작품이 선보였다.
소나무갤러리는 이번 전시회는 물론 앞으로 모든 기획전이 끝난 뒤에는 출품작들을 경향별로 묶어 조명·분석한 책자를 발간, 전시회 결과를 재검증함으로써 새로운 미술운동의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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