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신도시 5형제 … 일산 옆이 붐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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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도 일산에서 새 주변 지역으로 점차 옮겨가면서 이 일대 집값이 크게 오르며 일산 집값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아우'가'형'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계는 내다본다.

◆3만2000가구 새로 들어서=일산 북쪽을 따라 세 곳에서 주택공사가 개발을 맡은 택지 개발이 진행된다. 일산2지구.풍동지구는 이미 개발 중이다. 풍동지구를 둘러싸는 풍동2지구의 개발 계획이 최근 발표됐다. 일산2지구.풍동지구는 각각 25만 평 규모고 5000가구씩 들어선다. 풍동지구는 분양을 모두 끝낸 데 이어 입주 중이다. 일산2지구에서 5월 택지가 공급된 중대형 연립주택 105가구가 마지막으로 내년 4월 이후 분양되고, 이미 분양된 단지들의 입주가 내년에 시작된다. 풍동2지구는 29만 평에 5000여 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분양은 2009년께로 잡혀 있다.

이들 택지지구 인근에 민간이 가구단지를 주거지로 대규모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도 두 곳 진행되고 있다. 각각 웬만한 택지지구 규모다. 일산 북동쪽에 GS건설.벽산건설이 시공하는 식사지구는 30만 평으로 9000가구 정도가 들어설 예정이다. 덕이지구는 일산 북서쪽 20만 평으로 신동아건설과 동문건설이 5000여 가구를 짓는다.

도시개발사업은 2011년 끝날 것으로 보이고, 풍동2지구가 가장 늦은 2012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들 택지지구와 가구단지 부지를 합치면 면적이 모두 130만 평 정도로 일산(476만 평)의 3분의 1 정도고 산본(127만평)만 하다. 들어설 주택은 3만2000가구로 판교(2만7000가구)보다 많다.

◆일산 수요 많이 흡수할 듯=주변 개발지 가운데 사실상 규모가 확대되는 풍동지구가 가장 주목받을 전망이다. 규모가 가장 크고 생활편의시설 등에서 이 일대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정부도 주변 개발로 수요가 늘어나는 기반시설.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풍동2지구를 개발키로 했다. 인근 LG공인 장순영 사장은 "국민 임대주택 비중에서도 풍동이 34%로 일산2지구(55%)보다 낮아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 끌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개발사업 지역들엔 임대주택 계획이 없다. 20평대 이하가 적지 않은 공공택지와 달리 모두 30~60평대의 중대형이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접근성에선 식사지구가 낫고 덕이지구는 파주 신도시와 가깝고 복선화되는 경의선 전철 탄현역을 이용할 수 있다.

풍동2지구와 식사.덕이지구 분양가는 중대형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풍동2지구는 주변 시세의 90%로 매겨지고 식사.덕이지구는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매기지만 시세를 크게 벗어날 것 같지 않다.

반면 중소형에선 택지비 원가에 건축비 상한가격을 합쳐 분양가를 정하는 풍동2지구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매제한 기간은 식사.덕이지구에선 입주 때까지인 데 비해 풍동2지구의 경우 계약 후 중대형 5년, 중소형 10년이다. 일산 진입 수요와 일산의 갈아타기 수요가 이들 지역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중인 풍동지구에 이미 수요가 몰리고 있다. 풍동지구 집값은 입주한 지 2개월 새 15%가량 급등했다. 7월 입주 때 3억2000만원 정도이던 2단지 33평형이 지금은 3억5000만~3억7000만원이다. 풍동지구 행운공인 이종성 사장은 "일산 신도시의 중소형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에 달해 일산에 들어가기가 부담스럽고 일산에 살면서 자금 사정으로 평형을 키우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풍동지구를 희망한다"며 "일산과의 가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풍동지구 가격은 7월 말 일산의 70%에서 지금은 80%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편의시설.문화시설.교육여건 등과 지하철.자유로 등 교통편에서 일산에 밀려 일산 집값을 쫓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일산 소망공인 김근영 사장은 "풍동지구 등이 새 집이어도 입지여건에선 일산에 견주기 어렵다"며 "다만 일산 수요가 분산돼 일산 집값 상승세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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