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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리회 "「겨레의 얼」일깨운 국악동호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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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악이 하나의 소리, 넓고 큰 소리, 한민족의 소리임을 깨우치기 위해 생겨난 순수 아마추어 국악모임 「한소리회」(회장 양정환)가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전통음악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낯설어 하면서 되레 서양음악에 더 친밀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 모임이, 각종 국악강습을 통해 전통음악의 멋과 가치를 알게해준 전국의 남녀노소는 줄잡아 1만5백여명.
더구나 이 모임의 강습회를 통해 국악의 대중화및 저변확대가 얼마나 중요한 급선무인지를 깨달은 회원들은 영산악회·한국국악관현악단·한국정가연구회·서울초등국악교사회·더틂소리법악원등을 만들어 새로운 차원의 국악운동에 앞강서고 있기도하다.
국립국악원의 단소강습수료자 14명이 조성내씨(국립국악원 대금및 단소주자)에게 계속 단소를 배우기위해 한소리회를 만든것은 지난 80년. 지금까지 1백50여회에 걸친 단소·대금·피리·장구·거문고·시조·가곡 강습을 통해 1만명이 넘는 국악동호인을 배출한것 말고도 「국악은 우리 겨레의 얼」임을 널리 일깨우기위해 한소리회가 펴온 활동은 수없이 많다.
야외수련회, 교사들을 위한 특별국악강습, 그림을 보며 쉽게 단소를 익힐수 있도록 동요와 민요를 중심으로 꾸민 초보자용 『단소교본』및 『대금교본』발간, 아마추어 국악단체로는 유례없는 지방특별공연등. 또 83년 이래 거의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면서 73인의 대금연주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국악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가극 『기다리는 마음』『그리운 금강산』과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국악관현악곡으로 편곡해서 성악과 함께 연주, 국악의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기도 했다.
국악의 생활화를 실천하는 의미에서 회원들이 결혼할때마다 신랑·신부의 입·퇴장과 축하음악으로 서양음악대신 『수제천』『타령』『상령산』등의 우리가락을 연주해오기도했다.
22일 오후6시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여는 한소리회 창단10돌 기념 제8회 정기연주회에는 13세의 중학생 오한영군(대금)에서 66세의 한의사 박광덕씨(단소)에 이르기까지 1백8명의 회원들이 출연한다.
이중에는 김영록(대금)·박영주(거문고)씨 부부, 조성래(대금)·조복래(아쟁)씨 형제, 어머니 박재민씨(거문고)와 자녀 오지영양(해금)·오한영군(대금)등 한가족이 함께 무대에 서는 회원도 상당수여서 일단 국악의 흥취를 알게되면 가족을 비롯한 친지들에게 국악동호인이 될것을 적극 권하게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연주회에서는 지난1월중순부터 회원들이 본격적으로 연습한 관악합주 『수제천』, 가야금합주 『침향무』, 거문고·대금합주 『산운』, 관현악합주 『염불』『타령』『군악』, 신대철씨가 국악풍으로 편곡한 가곡 『기다려는 마음』과 『그리운 금강산』 및 『나의 조국』(시벨리우스)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동진씨가 특별 출연해 판소리 『춘향가』의 몇대목도 들려준다.
한소리회의 상임지도를 맡고있는 조성내씨는 『국악기연주는 물론이고 옷고름·대님 매는 방법까지 처음 배운 회원들이 땀흘려 꾸미는 무대가 국악공연장 치고는 정말 보기드물게 대만원을 이루는 청중들의 박수갈채속에 펼쳐질때마다 더할나위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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