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할 일 없이'/'하릴없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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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앞의 두 예문에 쓰인 '할일없이'는 잘못 쓴 것이다. 첫째 문장의 '할일없이'는 띄어쓰기가 잘못됐고, 둘째 문장에서는 띄어쓰기는 물론이고 그 의미도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들은 '할 일 없이'와 '하릴없이'로 바루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대화할 때 '할 일 없다'와 '하릴없다'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인터넷이나 글에서도 이 두 형태를 혼동해 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은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다. 우선 '할 일 없다'는 세 단어로 이뤄진 구(句)의 형태이고, '하릴없다'는 한 단어다. 또한 '할 일 없다'는 '한가하다'는 뜻이고, '하릴없다'는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조금도 틀림이 없다'는 의미다. '하릴없이'는 '하릴없다'의 부사형이다. "알거지가 되어 여덟 식구가 하릴없이 쪽박을 찰 수밖에 없었다.(어쩔 수 없이)/ 보름간의 야외 훈련을 마치고 나니 대원들은 하릴없는 거지꼴이었다. (틀림없는)처럼 쓸 수 있다.

한규희 기자

지난 기사는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https://www.joongang.co.kr/korean/)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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