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경찰투입/5백여명 진입/노조위장등 백17명 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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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임사장 출근저지 농성해산/KBS서 요청…서사장 집무
서울영등포경찰서는 12일 오전10시30분쯤 KBS측으로부터 공권력투입 요청을 받고 전경 4개중대 5백여명의 병력을 투입,서울여의도 KBS본관 6층에서 4일째 「신임사장 출근저지」농성을 벌이고 있던 노조원 2백여명을 강제해산하고 이중 안동수노조위원장등 1백17명을 연행했다. 연행과정에서 이에 저항하던 노조원 10여명이 부상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본관 1층에 모여 9일 정부에 의해 임명된 서기원사장(60)의 출근저지농성을 벌이다 오전 9시30분쯤 서사장이 출근,회사간부 1백여명과 함께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를 통해 6층 집무실로 올라가자 오전10시쯤부터 비상계단을 통해 6층으로 몰려가 농성을 벌였다.
농성이 시작되자 서사장은 오전10시30분쯤 서울영등포경찰서에 노조원들을 강제해산시켜줄 것을 전화로 요청했다.
서사장은 경찰이 노조원들을 강제해산하기 직전 회사간부 1백여명과 향후 대책방안등을 논의하는 한편 안노조위원장을 불러 자신의 출근 저지투쟁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었다.
노조원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연행되자 서사장은 이날 낮12시50분쯤 자신의 집무실 건너편에 있는 제2회의실에서 국ㆍ실장급 간부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경찰은 연행된 노조원들을 영등포 경찰서와 남부 경찰서등 서울시내 6개 경찰서에 분산수용하는 한편 병력 50여명을 서사장 집무실과 비상계단 주위에 배치,노조원들과 일반사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KBS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방송사상 초유의 공권력투입은 정부의 언론탄압 정책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굴하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서사장 집무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취임식직후 이정석기획조정실장(수석본부장)등 본부장 7명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서사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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