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김성한 600타점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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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루스벨트 대통령으로부터 「야구의 아버지」라 불린 뉴욕 클리퍼지의 야구기자 헨리 채드윅.
그는 오늘날 「야구는 기록경기」라는 말을 들을수 있도록 1847년 야구규칙과 기록법을 창안한 장본인이다. 그후 1백50년간 야구는 축구·배구등 타종목과 달리 각종 기록의 역사를 엮어왔고 이로인해 특유의 다양한 흥미를 일궈낼수 있었다.
출범 9년째를 맞는 한국프로야구는 90년대의 첫 장(장)을 장식하는만큼 스타들의 불꽃같은 기록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89년부터 단일시즌제의 채택으로 팀당 경기수가 1백20게임으로 늘면서 신기록 러시를 이루고 있는 한국프로야구는 올해 팀간 전력평준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각종 기록풍년이 예고되고 있는 것.
돈과 명예로 이어지는 새기록 수립을 위해 4백32명(KBO등록선수)의 프로들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타격부문에서는 해태 김성한(김성한)과 삼성의 이만수(이만수)가 기록수립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타점왕을 유승안(유승안·5점)에게 1개차로 빼앗겨 2년연속 타격3관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놓친 김성한은 올해 4개의 새 기록에 도전한다.
김은 매년 평균 1백안타 이상을 때려내 8년간 모두 8백91개의 안타를 마크, 대망의 1천안타 기록에 1백9개차로 근접하고 있어 시즌막바지에 대기록을 작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즌 초반 홈런포가 불을 뿜을 경우 이만수에 이어 두번째인 1백50홈런과 프로 첫 1천5백루타, 그리고 5백득점을 한꺼번에 4∼5월중에 달성할 것으로 보여 올시즌 프로야구는 초반부터 기록풍작의 열기를 뿜을것 같다.
통산홈런과 타점에서는 아직 이만수가 앞서고 있다. 이는 1백57개의 홈런을 날려 김과 14개차를 보이고 있으나 85, 88, 89년 김에게 흠런왕을 빼앗기는등 맹추격을 당하고 있는 처지.
타점도 5백29점으로 김과 18점차로 좁혀져 6백타점 고지의 선점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와 김은 시즌평균 65타점이상을 뽑아내고 있어 올해의 경쟁도 불꽃을 튀길 것이다.
지난시즌 62개의 도루를 마크, 시즌 최다도루기록을 보유하게 된 김일권(김일권·태평양) 은 올시즌 3백50도루에 도전한다. 빠른 발과 천부적인 주루센스를 지닌 김의 이 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이나 34세의 나이와 연봉싸움으로 동계훈련에 불참한 것이 불안요인.
투수 개인통산기록에는 최동원(최동원) 과 선동렬(선동렬)의 기록다툼이 볼만하다.
88, 89년을 허송세월(?)한 최동원은 2년 늦게 프로에 입단한 후배 선에게 1천탈삼진·1백승·50구원승등 3부문 신기록 경주에서 모두 쫓기고 있다. 그러나 최는 탈삼진에서 1백36개, 1백승고지에서 11승등 아직은 많이 앞서고 있어 올시즌에 추월당할 것같지는 않다. 다만 선이 올시즌 구원전문투수로 집중투입될 예정이어서 50구원승고지(현재3개차)는 빼앗길 공산이 크다.
그밖의 투수기록으로는 은퇴한 권영호(권영호·삼성)에 이어 1백세이브에 도전하는 김용수(김용수·LG트윈스)가 있다.
지난시즌 22세이브를 올려 2년만에 구원투수왕관을 되찾은 김은 통산1백99게임에 등판, 85세이브를 챙겨 1백세이브까지 15세이브를 남기고 있다. 올해 LG가 최일언(최일언) 차동철 (차동철)을 영입, 선발투수진이 두터워진 점을 감안하면 김의 1백세이브 달성은 무난할 것이다.
팀통산기록에서는 삼성이 5백승·2백세이브·8천안타등 3개부문의 기록경신에 나선다.
반면 해태는 8백홈런·4천탈삼진의 2개부문, 기동력의 LG는 1천도루 새기록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전MBC기록 합산).
한편 스타급 선수들이 주축이 돼 필치는 신기록행진 못지않게 신인왕 각축전도 볼만하다.
「예년에 비해 질적으로 흉작」이란 평이 무성한 1백48명의 대·고졸 신인 가운데 신인왕후보자는 각구단 1∼2명 정도로 모두 10명안팎.
이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신인은 당장 주전으로 뛸 박동희(박동희·롯데) 이태일(이태일 ·삼성) 김동수(김동수·LG) 김경기(김경기·태평양) 이호성(이호성) 홍현우(홍현우·이상 해태)등이다.
올 입단신인중 군계일학격인 박동희는 시속 1백50km대에 육박하는 강속구 하나만으로도 10승 이상 가능한 투수로 평가받고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
타격에서는 김동수·김경기·이호성등이 모두 거포들이어서 판도전개가 볼만할 것이다.
3명 모두 기량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투수력이 우세한 팀소속인 이호성·김경기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이호성은 팀내에서 이건열(이건열) 조재환(조재환)등 고참선수들과 힘겨운 주전다툼도 병행하게돼 규정타석을 채울수 있을지 의문.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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