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씨 평양 가서 북한 관현악단 지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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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53)씨가 남측 지휘자로는 처음으로 북한 관현악단을 지휘한다. 10월 20일 평양 윤이상음악당에서 북한 윤이상관현악단을 지휘해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과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과거 남측 지휘자가 남북 교향악단 합동 연주를 지휘한 적은 있으나 북한 관현악단을 단독으로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정씨의 첫 평양 방문이기도 하다.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박재규)은 작곡가 윤이상(1917~95)의 탄생 89주년을 기념하는 '2006 윤이상 평화음악축전'의 평양 공연을 남북이 공동 주최키로 북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윤이상 평화음악축전'은 오늘 도쿄(15일.도쿄예술대 주악당)에서 막을 올려 서울(19일.예술의전당), 독일 베를린(10월 14일.성 마태교회), 뮌헨(16일.칼 오르프 첸트룸), 평양(20일)에서 열리는 것으로 일정이 확정됐다. 평양 일정은 북측 '제25차 윤이상음악제'(18~20일)의 피날레 공연이기도 하다.

협연자로는 2003년 경남국제음악콩쿠르에서 윤이상의 협주곡을 연주해 2위 입상한 첼리스트 고봉인(21.하버드대 생물학과 재학)씨가 나선다. 이번 음악회 참관을 위해 윤이상평화재단 관계자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서울대 교수)씨 등 50여 명이 방북한다. 첼리스트 정명화씨는 평양에서 첼로 워크숍을 할 예정이다. 정명훈씨는 85년 베를린 필하모니 홀에서 윤이상의 '교향곡 제3번'의 세계 초연을 지휘했으며, 98년 KBS 교향악단 예술감독 취임 후 첫 공연에서 윤이상의 관현악곡 '예약'을 연주했다.

정씨의 매니저인 CMI 대표 정명근씨는 "마에스트로가 그동안 북한의 음악인, 특히 청소년 음악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윤이상평화재단의 조희창(43) 기획실장은 "윤이상 선생의 탄생 90주년을 맞는 내년에 윤이상관현악단의 서울 공연과 윤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의 고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 윤이상관현악단=조선국립교향악단과 더불어 북한의 대표적인 관현악단. 1990년 윤이상의 작품을 비롯한 현대음악을 연주.보급하기 위해 평양에서 설립됐다. 올해 25회를 맞는 윤이상 음악제를 이끌어오고 있다.

*** 바로잡습니다

9월 15일자 2면'정명훈씨 평양 가서 북한 관현악단 지휘'기사에서 "과거 남측 지휘자가 남북 교향악단 합동 연주를 지휘한 적은 있으나 북한 관현악단을 단독으로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습니다. 1998년 11월 3~5일 평양에서 열린 '윤이상통일음악회'에서 남측 지휘자 박범훈(중앙대 총장)씨가 평양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해 북측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을 연주했고, 이건용(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가 윤이상관현악단을 지휘해 윤이상의 초기 가곡을 연주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남측 지휘자가 북한 교향악단 공연에서 소품 한 곡을 지휘한 적은 있으나 전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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