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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석물 조형은 벤치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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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글에서는 인사동 돌 벤치가 화강암 재질로 차가운 느낌을 주며 앉기에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그 석물 조형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나온 생각이다.

인사동 거리에 있는 문제의 석물 조형은 벤치가 아니다. 애당초 인사동 거리 보도폭이 좁기 때문에 벤치의 기능은 살릴 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에도 일부 언급됐지만 석물은 보도와 차도의 구분을 위한 경계 기능이 먼저 고려된 것이다. 벤치의 기능을 중시했다면 처음부터 이를 고려했겠지만 비좁은 인도를 감안해 경계석만 설치하고 거기에 소위 차경(借景)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따라서 인사동 석물을 유심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석물은 물을 담아 수경식물을 키우거나 유명한 시를 새겨놓아 전통거리와 조화를 이룬 표지석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이혁진 (rhjeen0112@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