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사전 선거운동 시비/뜨거워지는 대구서갑 보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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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대통령 신임 내세워 여당표 흡수 문희갑씨/공약 실천 홍보ㆍ동정표 다지기 총력 정호용씨/문ㆍ정씨 싸움에 어부지리 얻기 작전 백승홍씨
보궐선거 공고일(16일)을 하루 앞두고 대구 서갑구 선거의 전초전이 불붙고 있다.
문희갑씨(민자당)와 정호용씨(무소속)의 맞대결 속에 13대선거 차점자인 백승홍씨(민주당ㆍ가칭)가 변수로 끼어드는 고교동창간의 「골육상쟁」 양상마저 드러내고 있어 대구ㆍ경북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사전선거운동 시비에 이어 위장전입 의혹이 공공연히 제기될 정도여서 자칫 과열ㆍ타락선거로 낙인찍힐 소지마저 안고 있다.
○…지난 8일 대구에 온 문희갑후보는 매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지역 유지들과의 조찬모임,사조직점검,일선 지역협의회장ㆍ활동장들과의 안면익히기 등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정.
14일에는 시내 JㆍD교회의 원로목사와 교역자들을 만났으며,수시로 「오공회」(공군복무 당시 동료들의 모임)와 「비슬」(고향후배 장학사업을 위한 모임)「샛별회」(대륜중 동문모임) 등 사조직을 다지고 있다.
선거대책본부(본부장 최운지의원)는 문후보가 TK출신으로 노태우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경제통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대구살림 키우고 나라살림 키우자」「우리살림 키울 사람,이 사람 큰 사람」으로 정하고 구민정당조직을 중심으로 이미지 홍보에 부심.
문후보측은 특히 대구출신 민자당의원들을 동별 선거대책반장으로 임명했는데 ▲내당1동 김한규 ▲내당2동 박준규 ▲내당3동 김용태 ▲평리5동 최운지 ▲상리동 이정무 ▲중리동 유수호 ▲비산4동 이치호의원 등으로 배정.
또 15일 오후 4시에는 3당합당 이전의 민정ㆍ민주ㆍ공화계 지구당위원장들이 참가,「문후보 당선결의대회」를 범어동 도지부당사에서 가졌는데 이날 행사에는 채문식의원등 구민정당중진과 대구출신의원,최재욱ㆍ강재섭ㆍ이상회전국구의원 등 의원 10여명과 유성환(구민주당 대구시지부장) 이대우(구민주당고문) 서훈(민주계)씨 등 구민주당인사들도 참석.
이어 17일 오후 3시30분에 내당동 황제예식장에서 2천여명이 참석하는 지구당개편대회를 갖기로 결정,중앙당의 안찬희조직1국장이 14일 밤 대구현지에 도착해 현장지휘에 들어갔고 의원 1백여명이 참석할 예정.
○…정호용후보측은 최근 지역구에 유행처럼 나도는 『정호용이가 불쌍타』는 여론을 최대한 등에 업고 「내가 뽑은 정호용,내 손으로 살리자」「대구시민의 자존심,우리의 명예회복」을 선거구호로 결정.
평리4동 농협 서대구지점 3층인 정후보 사무실 아래층에는 부인 김숙환씨(46)가 정의원 사조직인 「상지회」의 부녀 조직원을 중심으로 득표활동 중인데 김씨는 『다 떠나고 우리 부부 두사람만 남더라도 싸우겠다』는 각오.
한동안 정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에 따라붙던 「기관차량」은 언론의 비판적 보도 이후 1대로 준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후보의 한 측근은 『아직 3대가 따라다닌다』고 주장.
정후보측은 13대 선거공약 60건 중 비산4동 관통도로등 이미 53건이 성사된 「실적」과 광주사태책임을 혼자 뒤집어썼다는 유권자의 동정심에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난 1월1일자로 13만1천1백16명이던 유권자 수가 3월에는 13만3천여명으로 는 것은 이사철임을 감안하더라도 위장전입이 섞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정후보측은 주장.
○…민주당(가칭)의 백승홍후보는 사실상의 야권 단일후보라는 주장과 함께 문­정후보간의 싸움 속에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두가지 기대로 14일 선거대책본부 현판식을 성황리에 거행.
이날 오후 4시 새마을호로 대구에 도착한 이기택민주당창당준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호용씨의 출마에는 원칙적으로 반대』라면서도 『정호용씨의 선거준비를 당국이 방해하고 있는 것은 40년 정치사에서 보아온 못된 버릇』이라고 문후보쪽을 겨냥.<대구=이용우ㆍ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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