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90%가 ˝처우에 불만˝|『한길문학』, 400명대상 「사회·경제적 위상」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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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문인들의 월평균 수입은 95만원이며 그중 원고료등 순수문학활동 수입은 2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문인들의 90%가 순수문학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할수 없어 부득이 직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월간 한길문학』창간호가 최근 4백2명의 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문학인의 사회·경제적 위상」조사에서 밝혀졌다. 문인단체회원·문예지주소록·지방문인 단체·동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추정된 문학인은 약 3천5백명으로 이중 비교적 문학활동을 쉬지않고 생계와 생활을 문단에 의지하고 있는 소위 「현역문인」은 5백명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4백2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오늘날 문인들의 사회·경제적 위상을 비교적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시인 90%, 소설가 71%, 평론가 1백%, 아동문학·수필가등 기타 문인 83%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며 월평균 수입은 시인 84만원, 소설가 1백17만원, 평론가 1백23만원, 기타 99만4천원이다.
평론가는 1백%가 직장을 갖고 있고 월평균 수입도 가장 높다. 대부분이 대학교직등 안정된 직장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체 수입중 원고료·인세·좌담·회의·강연료등 순수문학활동 수입비율은 시인 18%,소설가 39.6%, 평론가 25.8%, 기타 23.8%로 우리사회가 아직도 문학인의 생존조건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현역문인」의 월평균 작품 발표량은 시인 2편, 소설가 1.5편, 평론가 2.5편, 기타 2.1편이다.
문인들은 우리사회의 전반적 추세에 비춰 「아주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45%), 「좀 낮은 대우를 받고 있다」(45%)고 생각, 문학인 90%가 처우에 불만을 토로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문인들은 스스로를 중하류층(44%), 중산층(38%)에 속한다고 보고 있으며 상류층이란 문인은 1%였다. 하류층(14%)과 극빈층(3%)이라고 답한 문인도 있다.
문인들은 이 조사에서 적정원고료로 시 편당 9만원, 소설 장당 8천8백원, 평론 7천6백원, 기타 7천9백원 수준을 제시했다. 현행 문예지 원고료 시 편당 3만∼4만원, 산문 장당 3천∼4천원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행 원고료 수준은 85년에 책정된 것으로 5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 문예지에 대한 원고료지원이 중단돼 문예지의 원고료수준은 오히려 인하되고있어 문인들의 요구와는 더욱 거리가 멀다.
문인들은 물가수준에 현저히 미달되는 원고료현실화를 위해 사회와 기업, 그리고 정부의 적극 지원을 바라고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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