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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트 오페라 공연 영화관서 생중계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미국에선 멀지 않아 영화관에서도 오페라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줄여서 메트 오페라)은 6일 오페라 공연 실황을 영화관으로 생중계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초 취임한 메트 오페라의 피터 겔브 신임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부터 미국.영국.캐나다 3개국의 영화관 수백여 곳에서 '요술 피리'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6개 작품의 공연 실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관에 올리지 않을 100여 편의 다른 공연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트 오페라 측은 영상.오디오 기술이 최근 크게 향상돼 영화관에서도 오페라의 즐거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겔브 단장은 "뉴욕 양키스의 야구 경기를 온라인으로 즐기는 지금 메트 오페라의 공연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메트 오페라 애호가들도 양키스 팬 못지 않게 열성적이어서 영화관 상영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메트 오페라는 지난 75년간 라디오로 방송됐던 오페라 성악곡 등을 컴퓨터 파일로 다시 제작, 음악 전문 웹사이트에 올려 팬들이 내려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아울러 공연 실황을 담은 CD와 DVD 제작도 한층 강화키로 했다.

메트 오페라가 이 같은 획기적 마케팅 방안을 들고 나온 건 관객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켓 판매율이 1999~2000년 시즌엔 93%에 이르렀으나 이번 2005~2006년 시즌에는 77%에 그쳤다. 최근 관객들이 오페라에 흥미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메트 오페라 측은 이번에 발표한 조치로 오페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관객층이 두터워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영화관의 오페라 실황 중계 관람료가 오페라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적은 16~18달러 선에서 책정될 것이란 점도 관객을 끄는 묘책의 하나라고 믿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오페라 극장을 찾아 그런대로 괜찮은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려면 80~100달러 정도는 내야 한다. 중산층도 부담을 느낄 만한 액수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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