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좌익정권 붕괴/야당련 차모로 후보 대통령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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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나과 APㆍAFP=연합】 25일 실시된 니카라과대통령선거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전국야당연합(UNO)의 비올레타 차모로후보(여ㆍ60)가 예상밖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좌익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11년 통치가 무너졌다.
차모로여사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피살된 남편의 후광을 힘입은 데다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는 야당세력들이 추대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필리핀 아키노대통령의 경우와 비슷하다.〈관계기사4,5면〉
지난 84년부터 니카라과를 통치해온 FSLN의 오르테가(44) 현 대통령은 26일 개표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자신의 패배를 시인하고 개표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니카라과 최고선거평의회는 개표가 75% 진행된 현재 14개 야당연합세력인 UNO의 차모로후보가 55%의 지지를 얻고 오르테가후보가 41.5%의 득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오르테가대통령은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차모로후보가 자신과 산디니스타당에 승리를 거뒀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고 『니카라과가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8년간 우익 콘트라반군을 지원하면서 좌익 산디니스타 정권타도를 시도해오다 총선과정에서 야당세력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미국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선거에 감시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카터 전 미대통령은 차모로후보가 오르테가후보에게 「분명한 승리」를 거뒀으며 산디니스타정권이 선거결과에 승복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니카라과에 대한 경제제재를 신속히 해제하고 경제원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모로여사는 오는 4월25일 임기 6년의 대통령직에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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