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숙 동계 체전「금」2〃확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빙상의 떠오르는 신데렐라」최승숙(최승숙·13·춘천교대부국6 )이 주목받고 있다.
최승숙은 지난16일 태릉 링크에서 끝난 90학생 종별선수권 대회에 부상중임에도 출전, 5백m를 제외한 여국부 4개 전 종목을 석권, 회오리를 일으켰다.
이번 동계체전에서 종합2위를 목표로 잡고 있는 강원도 선수단(지난해3위)은 최가 2개의 금메달은 쉽게 추가할 것으로 확신(한사람이 두 종목까지만 출전가능), 무척 고무된 상태다.
최가 이날 선수권 대회에서 작성한 기록은 1년 선배인 국가대표 정배영(정배영·14·춘천여중)의 국민학교부 최고기록엔 종목별로 0초5∼1초 가량 뒤지지만 종아리를 여섯 바늘이나 꿰맨 상태에서, 그것도 같이 출전한 고교·대학의 언니들을 모조리 제치고 얻은 기록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것으로 평가받고있다.
최는 구랍28일 태릉 링크에서 일반내장객과 함께 연습 하던중 맞은편에서 오던 남자와 부닥쳐 왼발에 깁스를 하는 부상을 했으나 학교별 채점제인 대회 성격상 지난달 안동에서 열린 회장기대회에 무리하게 출전, 실상 가상으로 옆 선수의 스케이트날에 같은 발 종아리를 찢기는 중상을 입었었다.
최의 장점은 국민학생의 어린 나이에 비해 다리 힘이 유난히 좋고 지구력이 뛰어난 것. 「블랙 조」라는 별명처럼 까무잡잡한 피부에 탄력이 무척 뛰어나다. 따라서 3천m이상의 장거리 부문은 국내 제일이라는게 정진수(정진수·44·춘천교대부국) 교사의 설명이다.
다만 스타트 자세와 코너웍이 다소 불완전한게 흠이나 아직 나이가 있으므로 기술적인 면을 좀더 보완하고 파워만 키워 나간다면 국내최고의 준족이 확실하다는 게 정교사의 말이다. 최의 고향은 원래 강원도 빙상의 맥을 이어온 화천. 화천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 스케이팅을 시작한 최는 3학년 때인 86년 초 정교사의 권유로 춘천교대부국으로 옮겨와 정교사집에 함께 기거하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 이듬해인 4학년 때부터 전국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국가대표 정배영의 아버지이기도한 정교사는 최 외에도 이설녀(이설녀·유봉여고)등 가정이 어려운 빙상선수 2∼3명을 집에 데려다 수년째 기거하면서 지도하고 있는 강원도 빙상의 대부.
최승숙은 87년부터 백곰기·회장기대회 등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교육보험이 5학년이하의 유망주들에게 주는「최우수 꿈나무 상」에 87, 88년 잇따라 선정돼 2O만 원씩의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의 실력이 돋보이는 것은 지독히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힘든 운동까지 하면서도 학교성적은 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국교시절부터 공부는 제쳐 놓고 운동에만 매달리는 현실에서 주경야독(서경야독)하는 최의 경우는 다른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정교사는 힘주어 말한다.
최승숙은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스케이팅선수들이「먹고 살만한」가정 출신인데 비해 최는 아버지(43)가 화천에서 자동차 정비원으로 일해서 버는 돈으로 5식구가 단칸 월세방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신동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