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의소곤소곤연예가] '장군의 아들' 박상민, 크랭크인 맞춰 다이어트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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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섹시한 몸매의 팝가수 비욘세가 영화 출연을 위해 달랑 14일 만에 몸무게를 무려 22kg이나 줄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이런 '기적'과도 같은 일들은 도대체, 어떻게, 왜, 연예인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일까? 이 기막힌 기적은 심지어 남자 연예인에게도 생긴다. 최근 SBS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를 통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서 만난 우리들의 영원한 '장군의 아들', 탤런트 박상민도 이번 역할을 위해 7kg을 감량했다는데.

"제가 볼 살이 통통하고 워낙 잘 붓는 편이라 얼굴만 보고는 잘 몰라보시는데 작품을 하기 전 나름대로 관리를 하죠.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몸무게 1㎏, 허리둘레 1인치, 얼굴선 1㎜로 차이가 크게 느껴지거든요. 예전, 89년에 데뷔한 '장군의 아들'에서는 13㎏, 그리고 2년 뒤 영화 '이혼하지 않는 여자'에는 18㎏도 뺐었어요. 덕분에 많은 분이 다이어트 비결을 물어보시는데 무엇을 먹고, 어떻게 빼느냐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목표'와 정확한 '목적'이 필요합니다."

수험생들에게 수능 날짜가 있다면, 배우들에게는 첫 촬영일인 크랭크인 날짜가 있다. 드디어 운명의 D-데이 결정되면 그날을 위해 그렇게 좋아하던 친구도, 술도 무 자르듯 칼같이 냉정하게 끊고 본격 다이어트 프로그램 모드로 전환한다는 박상민.

"저는 운동을 일처럼, 숙제처럼 하지 않고 즐기면서 하는 편이죠. 그런데 요즘은 남자들이 몸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라 몸을 조각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데 그것보다는 그냥 저 스스로 기분 좋게 땀내고 나면 살도 빠지고, 쉽게 지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나 다이어트를 할 때 운동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음식조절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두 배로 더 당기는 무시무시한 식욕은 과연 어떻게 할까?

"일단 맛있게 먹는 것이 저의 비법입니다. 그리고 포만감이 오기 바로 직전, 냉정하게 숟가락을 놓죠.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인생이란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도 있는 법. 그 정도 각오가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요."

한 작품이 끝나면 원형 탈모에 시달릴 만큼 온몸을 던져 열연하는, 노력하는 배우 박상민. 우리는 타인의 피나는 노력을 그동안 '운'이나 '기적'이란 말로 쉽게 생각하진 않았을까. 2001년 5월 시각장애인으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에릭 웨이언메이어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단지 노력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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