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팝송을 싫어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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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팝 음악을 싫어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 때문에 매년 열려온 바티칸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없어지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했다.

교회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 12년간 계속된 이 공연에는 그간 톰 존스, 브라이언 애덤스, 사라 브라이트만 등 유명한 팝.팝페라 가수들이 출연해 왔다.

신문은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를 인용해 "팝 콘서트 폐지는 교황이 모차르트나 바흐를 즐기기 때문"이라며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가 만든 다채롭고 현대적인 유산 중 하나가 또 사라지게 됐다"고 전했다.

베네딕토 16세가 이 콘서트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분명히 드러났다. 그는 관행을 깨고 공연 전에 출연자 대기실을 찾지 않았다. 출연료도 받지 않고 무대에 섰던 가수.연주자들은 "아무런 격려.감사의 메시지도 없었다"며 실망했다.

이와 관련,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4월 즉위한 뒤 비교적 조용한 1년을 보낸 교황이 이제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보수 성향의 베네딕토 16세는 이미 미사에서 기타 연주를 하지 못하도록 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기도문은 연극 대본이 아니고, 제단은 무대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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