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바르샤바 「통독문제」이견 심하다/양기구 회원국 외무장관 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럽주둔 미­소군 감축도 난항/“주한미군 기지 감시” 소 제의 미 거부
【오타와 AFPㆍAP=연합】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11일부터 오타와에서 일련의 진영별 및 연석회동을 열고 유럽주둔 미소군 감축,영공개방 및 통독방안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중이나 타협점을 찾지못해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회동의 공식논제인 영공개방과 관련,우주감시 국제기구 및 동서진영 공동감시비행단 창설을 제의한 셰바르드나제 소외무장관은 특히 주한미군기지 등도 공중감시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제의했으나 미측에 의해 즉각 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일독일의 나토잔류 문제에 대해 바르샤바기구 측이 돌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으로 돌아서 그동안 고조돼온 독일통일문제에도 암운을 던졌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동구개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마련된 나토 16개회원국 및 바르샤바기구 7개국 외무장관 연석회담에서 『영공개방이야말로 지금까지(동서진영간에) 취해진 신뢰구축 조치중 가장 야심적이며 혁신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셰바르드나제장관도 영공개방과 관련,제한없는 공중감시를 통해 동서진영이 「오해와 불신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주감시기구 및 공동감시 비행단 창설을 제의했다.
그는 영공개방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영해는 물론 궁극적으로 영토까지도 동서진영간에 상호 개방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강조했다.
셰바르드나제장관은 나토 및 바르샤바기구 회원국들이 해외에 설치하고 있는 군사기지도 영공개방이 실현될 경우 공중감시 대상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한 예로 한국ㆍ일본 및 필리핀소재 미군기지가 대상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측은 이같은 제의에 대해 즉각 거부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진영은 외무장관회동을 13일로 일단 끝내고 실무팀에 영공개방에 관한 협정마련을 일임하며 오는 4월이나 5월중 부다페스트에서 재회동,이에 서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