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정, 정지영, 이금희 아나운서 도대체 얼마나 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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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결혼한 '얼음 공주' 노현정(27) '얼짱 아나운서' 강수정(29) 월드컵이 낳은 스타 MBC 김성주(34). 미인대회 참가로 떠들썩했던 SBS 김주희(25)….인기 아나운서의 행보에 네티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전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역 아나운서의 끊이지 않는 고민으로 불려지는 '프리랜서 전향'. 이들은 왜 프리랜서를 선택하며 그 고충과 장점은 무엇인가.

#언제. 왜 고민하나.

대부분의 아나운서는 프리랜서 전향에 대해 처음으로 심각히 고민하는 시기를 물으면 "첫 CF 제의가 들어 왔을 때"라고 반농담으로 대답하곤 한다. 아나운서가 경제적인 요인으로 '독립'을 택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방송사 소속일 때 여러가지 제약을 받는 아나운서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방송사 소속일 때는 연차에 따라 연봉 2500만원 ̄9000만원의 급여가 수입의 전부지만. 프리 선언을 할 경우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 프로그램 회당 출연료도 직원이었던 때 받았던 2만원 ̄5만원의 실비가 아니라. 일반 연예인 출연자 들처럼 200만원 ̄500만원 선을 보장받는다. 인지도가 높은 스타 아나운서의 경우 CF에 출연해 부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결혼 후 집안 일과 가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도록 자기가 정한 조건에서 일 할 수 있는 프리랜서를 선택한 이들도 있다. 2002년 KBS를 사직하고 현재 MBC TV <해피타임> EBS <생방송 60분 부모>를 진행하는 최은경 아나운서는 "욕심이 정말 많은 편이다. 결혼 후 남편에게는 좋은 아내가 되고 싶고. 방송도 놓을 수 없는 내 일이었다. 모든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얽매인 직장인보다 프리랜서가 낫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방송 생활 부럽다"

이런 여러가지 요인들은 현재 방송사 간판급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인기 아나운서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 인기 아나운서는 "사실 현역 아나운서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프리랜서로 전향할 만한 제의와 조건에 관한 얘기들이다. 최근에는 예능 분야 인기 아나운서의 경우 계약금을 2억 ̄3억원 보장한다는 회사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사 소속으로 일하다 보면 매일 새벽 프로그램을 진행 하기위해 3 ̄4시에 일어나고. 부족한 코디네이터 비용도 사비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아나운서는 회당 2만 ̄5만원 상당의 적은 출연료 만을 받지만 함께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회당 수백만원의 출연료를 받는다. 최근 연예인 파워가 커지고 아나운서의 설 자리가 상대적으로 좁아지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프리랜서 전향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한다.

또 다른 아나운서는 "프리랜서로 전향하면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방송 활동을 할 수 있다. 회사마다 규정이 다르긴 하지만 7년차. 10년차 마다 연초 연봉협상시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것을 회사 측과 논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도 분야를 오래 맡은 아나운서는 프리랜서로 전향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고충도 많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고충도 많다. 프리랜서가 최고의 선택이냐는 데에 현역 아나운서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프리랜서 정지영 아나운서는 "방송사 소속이 온실이라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은 들판에 혼자 내보내지는 것과 같다.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오지 않으면 백수 생활도 각오해야할 만큼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방송사 소속일때는 몸이 고단하고 마음은 편했는데. 프리로 활동할때는 몸은 편하지만 마음이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 들어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더 빨리 변화해야되고. 마치 1인 사업체처럼 프로그램을 따기 위한 '영업 활동'에도 뛰어 들어야 한다.

한 프리랜서 아나운서 매니저는 "시청자들은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이지 않으면 금세 잊기 때문에.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은 몇개월만 쉬어도 인지도가 눈에띄게 하락한다. 처음에는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아나운서들이 시장에 나온 뒤에야 자신의 실제 몸값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7 ̄8년차 고참급 아나운서에게 기존에 맡았던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게하는 전관 예우도 최근에는 사라지는 추세고. 특히 한 방송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스테이션 이미지가 굳혀진 아나운서들은 프리선언 이후 다른 타 방송사에서 활동하는 것도 힘들다.

한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수입에 대해 "동료들을 보면 적게는 2000만원 부터 CF출연을 하는 인기 아나운서의 경우 한달 수입이 1억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맡는 프로그램이 없으면 정말 수입이 0원이 될 수도 있고. 한번 이미지가 망가지면 이를 챙겨줄 방송사도. 선후배도 없다는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성공의 ABC.

그렇다면 프리랜서 아나운서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받는 사람은 누굴까.

방송사 국장급 연출자들은 "자신의 색깔과 정체성이 뚜렷해야하고 선호하는 시청대상을 확실하게 잡아야 성공한 프리랜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장년 층이 좋아하는 이금희. 20 ̄40대가 좋아하는 정은아. 아줌마들에게 인기가 높은 남자 아나운서 왕종근. 교양 프로그램에 강한 손범수와 황현정. 예능 프로그램에 두각을 나타내는 유정현.최은경.정지영 등이 성공적인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꼽힌다.

그중 정은아.이금희.정지영은 공중파 프로그램 2 ̄3개에 출연하면서 CF에서도 1년 1억원 대의 개런티를 보장받는 최상급으로 꼽히고 있다.최근까지 SBS TV <결정!맛대맛>을 진행했고. KBS 2TV <비타민> SBS 아침 프로그램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을 진행하고 있는 정은아는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잘 파악하고. 방송의 변화하는 시류를 잘 파악해 진행하는 것이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임무인 것같다.

후배들이 한번의 충동이나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꾸준한 고민을 통해 자신이 활동하고 싶은 분야를 정확히 정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메이킹 할 수 있을 때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성의 기자 [zzam@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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