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영향력 약해지고 IPTV가 미래 방송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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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통신사업자가 미래 방송시장 주도"=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송과 통신의 경계는 무너졌다. 관심은 이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독일 NRW주 미디어청장은 '향후 5년의 전망'이란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미래 방송시장에서는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점을 갖고 있는 통신사업자의 힘이 가장 커질 것"이라며 "인터넷TV(IPTV)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방송 시장에서 콘텐트를 전송하는 플랫폼(전파나 케이블망.위성.초고속인터넷망 등)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방통융합이 플랫폼 간 경쟁을 가속화시키면서 지상파 방송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의 사이먼 브로드 서비스개발팀장은 "콘텐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BBC와 같은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플랫폼.콘텐트를 찾아라"=문제는 이러한 경쟁체제 내에서 어떤 플랫폼과 콘텐트가 우위를 차지할지 쉽게 점칠 수 없는 데 있다.

제프리 숭 BNS대표는 "블로그와 같은 개인 미디어가 등장하고 광대역TV로 쌍방향 작용이 가능해진 데다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콘텐트를 접하는 등 미디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습관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플랫폼과 콘텐트를 찾아야 치열한 미디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로드 BBC 팀장은 "모바일이나 주문형 비디오(VOD) 등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며 "PC가 TV 콘텐트를 반영하는 주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BBC는 내년에 PC에서 BBC의 오락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질의 콘텐트도 방통융합 시대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IPTV 사업을 추진하는 KT의 이영희 미디어본부장은 "고화질(HD)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콘텐트가 마련되지 않으면 IPTV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UCC가 대안되나=콘텐트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과 비디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이 바로 동영상 UCC(User Created Contents.이용자 제작 콘텐트)다. 미국의 동영상 전문사이트인 '유튜브닷컴'이 뜨면서 동영상 UCC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영상 UCC의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시장조사분석기관인 카간 리서치 벤 르네커 수석 애널리스트는 "동영상 UCC는 PC를 기반으로 하는 한계가 있다"며 "유튜브의 동영상 UCC를 거실에서 TV로 제공받는다면 유료 방송에 있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동영상 UCC의 경우 유통 및 배급과 관련, 지적재산권 문제를 안고 있어 '유튜브닷컴' 등은 마치 소송이 취하되기 전 냅스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희 KT 본부장도 "콘텐트의 질이 높아지고 저작권 문제 등이 해결된다면 동영상 UCC도 주요한 콘텐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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